제 51호건강3분조회 25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매운 음식을 먹으면 왜 콧물이 날까요?
국물 한 숟갈에 코가 먼저 훌쩍여요. 감기도 아닌데 콧물은 어디서 오고, 무엇을 마셔야 가라앉을까요?
매운 국물을 한 숟갈 떠먹자마자 코가 훌쩍여요. 감기도 알레르기도 아닌데 맑은 콧물이 흘러요. 의학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생기는 이런 콧물을 「미각성 비염」이라고 불러요. 매운 음식 앞에서는 아주 흔한 반응이에요.
매운맛은 열 감지기를 켜요
고추의 매운 성분 캡사이신은 입과 코 안쪽 신경에 있는 TRPV1이라는 감지기에 달라붙어요. 이 감지기는 원래 43도쯤을 넘는 뜨거움을 알리는 장치예요. 실제 온도는 그대로인데 신경은 「뜨겁다」는 신호를 보내요. 이 감지기를 찾아낸 데이비드 줄리어스는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어요.
신호를 받은 몸은 코 점막의 분비샘에 물을 내보내라고 지시해요. 자극을 씻어 내려는 반사라서 묽고 맑은 콧물이 나와요. 같은 신경이 눈 쪽으로도 이어져 있어 눈물이 고이기도 해요.
감기 콧물과는 길이 달라요
1989년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은 매운 음식을 먹은 사람의 콧물을 살폈어요. 콧물은 먹자마자 몇 분 안에 나왔고, 부교감신경을 막는 아트로핀을 미리 쓰면 거의 나오지 않았어요. 염증이 아니라 신경 반사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알레르기 콧물에 쓰는 항히스타민제는 잘 듣지 않는 편이에요. 매운 음식만 먹으면 콧물이 심해 불편하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이 반사를 막는 코 스프레이를 상담해 볼 수 있어요.
와사비는 코가 찡해요
와사비나 겨자의 매운맛은 결이 조금 달라요. 이 성분은 TRPA1이라는 다른 감지기를 건드리고, 잘 날아올라 코 안으로 바로 들어가요. 그래서 고추는 입안이 화끈하고, 와사비는 코끝이 찡하게 느껴져요. 와사비의 찡함이 금방 가시는 것도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에요.
어느 쪽이든 콧물은 몸이 자극을 씻어 내려는 반응이에요.
맹물보다 우유가 나아요
화끈거림을 끄려고 찬물을 벌컥 마시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캡사이신은 기름에 잘 녹고 물에는 잘 녹지 않아서, 맹물은 입을 잠깐 식힐 뿐이에요. 201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실험에서는 우유가 매운 화끈거림을 가장 잘 줄였고, 탄산수는 효과가 가장 적었어요.
매운 반사는 자극이 줄면 함께 잦아들어요. 맵게 먹을 때는 휴지를 곁에 두고, 물 대신 우유나 요구르트를 한 모금 곁들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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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 콧물은 감기가 아니라 열 감지기가 켜진 코의 반사예요. 달랠 때는 맹물보다 우유가 나아요.
정리·참고 메모 · Raphael 외 1989 · Caterina 외 1997 · Nolden 외 2019. 매운 음식 콧물의 신경 반사(미각성 비염)는 Raphael 외 1989(J Allergy Clin Immunol), 캡사이신 감지기 TRPV1은 Caterina 외 1997(Nature), 와사비 성분과 TRPA1은 Jordt 외 2004, 음료 실험은 Nolden 외 2019를 참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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