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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호생활3분조회 25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바나나에 갈색 점이 생기면 상한 걸까요?

어제는 노랗던 바나나 껍질에 하루 사이 깨 같은 점이 번졌어요.

갈색 점이 군데군데 생긴 바나나와 썰어 둔 조각, 비닐봉지

바나나 껍질에 생기는 갈색 점은 대부분 상했다는 신호가 아니라 잘 익었다는 표시예요. 익어 가는 껍질 속 성분이 산소와 만나 갈색으로 바뀌면서 생기고, 이 무렵 속살은 녹말이 당으로 바뀌어 한창 달아져 있어요.

점은 익었다는 표시예요

바나나는 수확한 뒤에도 에틸렌이라는 기체를 내며 스스로 익어 가요. 익을수록 껍질이 얇아지고 세포가 약해지는데, 그 막바지에 껍질 바깥층의 페놀 성분이 효소와 산소를 만나 갈색 색소로 바뀌어요. 슈거 스폿이라고도 부르는 점이에요.

이때쯤이면 덜 익은 바나나에 많던 녹말이 대부분 당으로 바뀌어 있어요. 그래서 점이 생긴 바나나가 더 달고 부드러워요. 빵이나 팬케이크에 넣을 바나나는 일부러 점이 많을 때 쓰기도 해요.

봉지로 늦출 수 있을까요

2004년 태국 연구진은 바나나를 담은 쟁반을 랩으로 덮어 안의 산소를 줄이면 점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결과를 냈어요. 점이 생기려면 대략 5%가 넘는 산소가 필요했죠.

하지만 집에서 비닐봉지 입구를 느슨하게 묶는 정도로는 산소가 그만큼 줄지 않아요. 오히려 사과나 토마토처럼 에틸렌을 내는 과일과 한 봉지에 두면 더 빨리 익어요. 늦추고 싶다면 다른 과일과 떨어뜨려 서늘한 곳에 걸어 두는 편이 나아요.

냉장고에서는 껍질이 까매져요

바나나는 13도 아래에 오래 두면 껍질 세포가 상하는 저온 장해를 입어 껍질이 거무스름해져요. 겉만 보면 상한 것 같지만 속살은 익는 속도가 느려져 오히려 오래가요.

그래서 다 익은 바나나는 냉장고에 넣어 며칠 더 두고 먹어도 괜찮아요. 껍질을 벗겨 썰어 얼려 두면 스무디나 빵에 쓰기 좋아요. 다만 덜 익은 초록 바나나를 처음부터 넣으면 제대로 익지 않고 껍질만 검어지기 쉬워요.

잘라 두면 속살이 먼저예요

반으로 잘라 둔 속살은 금방 갈색으로 변해요. 잘린 세포에서 나온 효소가 공기 중 산소와 바로 만나기 때문이에요. 레몬즙을 살짝 바르거나 랩을 밀착하면 덜 변합니다.

먹어도 되는지는 색보다 냄새와 촉감으로 봐요. 시큼하거나 술 냄새가 나고 물이 흐를 만큼 무르거나 곰팡이가 보이면 버리는 게 좋아요. 점이 많다는 것만으로 버릴 필요는 없어요.

바나나의 갈색 점은 대개 다 익어 달아졌다는 표시예요. 상했는지는 점보다 냄새와 무른 정도로 판단해요.

정리·참고 메모 · Choehom 외 2004, Postharvest Biology and Technology. 바나나를 랩으로 덮어 산소를 줄이면 껍질 점이 거의 생기지 않았고, 점이 생기려면 대략 5%가 넘는 산소가 필요하다는 실험이에요. 실험에 쓴 품종은 태국 바나나라 우리가 흔히 사는 바나나와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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