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제 33호경제3분조회 28

발행 · 잡학서고 별관

같은 돈을 써도 현금이 더 빨리 줄어드는 느낌, 왜일까요?

같은 금액을 썼는데, 현금으로 낸 날이 유독 아깝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현금이 두툼하게 든 지갑과 카드가 꽂힌 지갑을 여는 손

현금으로 2만 원을 내면 지갑이 눈에 띄게 얇아지지만, 카드로 내면 카드는 그대로 지갑에 돌아와요. 돈이 나가는 장면이 손과 눈에 남느냐에 따라 같은 금액이라도 줄어든 느낌이 달라져요. 행동경제학에서는 이것을 지불의 고통이라고 불러요.

장은 줄고 카드는 남아요

만 원짜리를 세어 건네고 잔돈을 받는 동안 우리는 돈이 빠져나가는 걸 직접 봐요. 지폐 장수가 줄고 동전이 섞이면 손끝으로도 차이가 느껴집니다.

카드는 몇 번을 써도 두께가 같아요. 결제는 단말기에 꽂거나 대는 순간 끝나고, 얼마를 썼는지는 나중에 화면 숫자로 확인하게 되죠. 그래서 저녁에 내역을 보기 전까지는 오늘 쓴 돈이 손에 잘 남지 않아요. 체크카드도 화면 숫자로 빠져나가는 건 마찬가지예요.

카드로 내면 더 많이 불러요

2001년 미국 MIT의 프렐렉과 시메스터는 매진된 농구 경기 표를 경매에 부쳤어요. 참가자 절반에게는 현금으로, 나머지에게는 카드로만 낸다고 알렸죠.

평균 입찰가는 현금 쪽이 약 28달러, 카드 쪽이 약 61달러로 두 배가 넘었어요. 대금은 다음 날까지 내야 해서 할부나 이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였어요. 연구진은 카드가 돈을 내는 아픔을 무디게 만든다고 봤습니다.

이자 때문만은 아니에요

카드를 쓰면 지출이 느는 이유를 할부나 이자 같은 계산 문제로만 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 실험처럼 바로 갚아야 할 때도 차이가 났어요. 금액은 같아도 돈이 빠져나가는 순간을 덜 느끼는 것만으로 쓰는 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대금이 다음 달로 미뤄지면 사는 즐거움과 갚는 괴로움이 멀리 떨어져, 무엇에 얼마를 썼는지 더 흐려지기도 해요.

그렇다고 카드가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쓴 기록이 남고 잔돈이 필요 없는 장점도 분명합니다.

결제 순간을 붙잡는 법

카드를 주로 쓴다면 결제 알림을 켜서 쓰는 순간 금액을 한 번 보게 하면 좋아요. 한 주 생활비를 따로 떼어 둔 계좌에 체크카드를 연결해 두면, 남은 돈이 지갑 두께처럼 눈에 들어와요. 큰 물건을 고를 때는 이걸 현금으로 낸다면 얼마까지 낼지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돈이 나가는 순간을 다시 눈앞에 붙잡아 두는 게 요점이에요.

현금은 나가는 장면이 손에 남고, 카드는 그 장면이 나중으로 미뤄져요. 그 차이만으로도 같은 돈을 다르게 느끼고, 쓰는 금액까지 달라질 수 있어요.

정리·참고 메모 · Prelec·Simester 2001 · Prelec·Loewenstein 1998. 카드로 낸다고 들은 사람들이 같은 표에 두 배 넘게 입찰한 실험과, 돈을 내는 순간의 아픔이 소비에 영향을 준다는 이론이에요. 실험은 경영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해서 효과의 크기는 사람과 상황마다 달라요.

작성 기준오류 제보

확인

현금과 카드 경매 실험에서 확인된 것에 가까운 설명은?

이 브라우저에만 표시됩니다.

같은 선반 · 경제

  1. 10.22경제연 5% 적금, 이자도 5%만큼 받을까요?조회 16 · 4분
  2. 10.20경제찢어진 지폐, 반쪽이면 반값만 돌려받을까요?조회 18 · 4분
  3. 10.19경제10원짜리 동전, 만드는 데 10원보다 더 들까요?조회 42 · 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