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제 18호생활3분조회 27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밥이 식어 딱딱해질 때 생기는 일

방금 지은 밥과 냉장고에서 꺼낸 밥, 같은 쌀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젓가락을 걸친 밥 한 공기, 식탁 위에 식어 가는 흰 쌀밥

따뜻할 때 부드럽던 밥도 식거나 냉장고에 하룻밤 들어갔다 나오면 숟가락이 잘 안 들어갈 만큼 단단해져요. 흔히 물기가 말라서라고 생각하지만, 뚜껑을 꼭 닫아 둔 밥도 똑같이 굳습니다. 쌀 속 녹말이 식으면서 모양을 바꾸기 때문이에요.

익을 때 풀렸던 녹말이 다시 뭉쳐요

생쌀의 녹말은 작은 알갱이 안에 촘촘하게 짜여 있어요. 물과 함께 열을 받으면 이 짜임이 풀리면서 물을 머금고 부풀어 말랑해집니다. 밥이 부드러운 건 이 상태 덕분이에요.

그런데 밥이 식으면 풀려 있던 녹말 사슬이 서로 다시 가까이 붙어 줄을 맞추기 시작해요. 사이에 있던 물은 밀려나고, 알맹이는 단단하게 굳습니다. 식품과학에서는 이를 녹말의 노화라고 불러요. 빵이 하루 지나 퍽퍽해지는 것도 같은 일이에요. 찹쌀로 지은 찰밥이 멥쌀밥보다 덜 굳는 것도, 빨리 뭉치는 곧은 사슬 녹말이 찹쌀에는 거의 없어서예요.

냉장고가 굳는 속도를 높여요

이 노화는 영상의 낮은 온도, 대략 냉장고 안쪽 온도에서 가장 빨리 진행돼요. 그래서 상온에 둔 밥보다 냉장고에 넣은 밥이 훨씬 빨리 딱딱해집니다. 차갑게 두면 오래 간다는 생각과 달리, 식감만 놓고 보면 냉장실은 밥에게 가장 불리한 자리예요.

반대로 영하로 꽁꽁 얼리면 녹말 사슬이 움직이기 어려워져 노화가 느려져요. 그래서 남은 밥은 냉장실보다 냉동실에 두는 편이 맛을 지키기 좋습니다.

김밥이나 주먹밥을 냉장고에 넣었다 꺼내면 밥알이 푸석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그날 먹을 거라면 서늘한 곳에 잠깐 두는 편이 식감은 낫지만, 날이 더울 땐 상하기 쉬우니 오래 두지는 마세요.

데우면 다시 부드러워져요

굳은 밥도 물과 열을 다시 받으면 녹말 짜임이 일부 풀려 말랑해져요. 전자레인지에 넣기 전에 물을 한 숟갈 뿌리고 뚜껑을 덮으면 김이 골고루 돌아 더 잘 살아납니다.

냉동할 때는 갓 지어 따뜻할 때 한 공기씩 얇고 납작하게 싸 두세요. 김이 함께 갇혀 데울 때 수분이 돌아오고, 얇을수록 속까지 고르게 데워져요. 덩어리째 얼리면 겉만 뜨겁고 가운데는 딱딱하게 남기 쉬워요. 한 번 데운 밥을 다시 식히면 또 굳으니, 먹을 만큼만 꺼내 데우는 게 좋아요.

식은 밥이 단단해지는 건 물이 말라서라기보다, 익으며 풀렸던 녹말이 식으며 다시 촘촘히 뭉치기 때문이에요.

정리·참고 메모 · 녹말의 노화 · Wang 외 2015. Wang 외(2015) 「Starch Retrogradation」(Comprehensive Reviews in Food Science and Food Safety): 익어서 풀린 녹말은 식으면서 다시 질서 있게 뭉치고, 냉장 온도에서 빠르며 얼리면 느려져요. 다시 데우면 일부 되돌아갑니다.

작성 기준오류 제보

확인

냉장고에 넣은 밥이 딱딱해지는 쪽에 가까운 이유는?

이 브라우저에만 표시됩니다.

같은 선반 · 생활

  1. 10.22생활양파를 썰면 왜 눈물이 날까요?조회 16 · 4분
  2. 10.21생활하얗게 굳은 꿀, 상한 걸까요?조회 51 · 4분
  3. 10.20생활토마토,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빠질까요?조회 30 · 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