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8호생활4분조회 16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양파를 썰면 왜 눈물이 날까요?
슬퍼서가 아니라 기체 때문이에요. 칼이 양파 세포를 부수는 순간 눈을 찌르는 성분이 새로 생겨요.
양파를 썰다 보면 눈이 따갑고 눈물이 줄줄 흘러요. 양파 안에 눈물 나는 물질이 그대로 들어 있는 건 아니에요. 칼이 세포를 부수는 순간 양파 속 성분들이 섞이면서 눈을 자극하는 기체가 새로 만들어지고, 이 기체가 공기를 타고 눈까지 올라와요.
썰어야 생기는 기체
통양파를 그냥 들고 있을 때는 눈이 아프지 않아요. 양파 세포 안에는 황이 들어간 성분과 이를 바꾸는 물질이 서로 다른 칸에 나뉘어 있기 때문이에요. 칼질로 세포벽이 터지면 둘이 만나 몇 단계 반응이 순식간에 일어나고, 마지막에 가볍게 날아오르는 기체가 생겨요.
이 기체가 눈에 닿으면 눈 표면의 신경이 따가움을 느끼고, 몸은 눈물을 쏟아 씻어 내려고 해요. 양파를 썬 지 30초쯤 지나 가장 따갑다가 조금 뒤 누그러지는 것도, 기체가 썰 때마다 새로 생겼다가 흩어지기 때문이에요. 2002년에는 이 마지막 단계를 맡는 물질이 따로 있다는 연구가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어요.
빵 물기와 촛불은 글쎄요
입에 식빵을 물거나 옆에 촛불을 켜 두면 눈물이 안 난다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기체는 입이 아니라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빵을 물어도 막아 주지 못해요. 촛불이 기체를 태워 없앤다는 말도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고, 공기가 조금 움직이는 정도의 효과일 가능성이 커요.
렌즈를 낀 사람이 덜 운다고 느끼는 경우는 있어요. 눈 표면 일부가 가려지니 기체가 닿는 면이 줄어드는 셈이에요. 물안경을 쓰면 확실히 막을 수 있지만, 부엌에서 쓰기엔 조금 번거롭죠.
차갑게, 날카롭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법은 기체가 덜 생기고 덜 날아오르게 하는 거예요. 양파를 냉장고에 30분쯤 넣어 두었다가 썰면 반응도 느려지고 기체도 덜 퍼져요. 잘 드는 칼로 썰면 세포를 덜 짓이겨서 섞이는 양이 줄어들어요.
뿌리 쪽은 성분이 많이 모여 있어서 마지막에 썰면 좋아요. 환풍기를 켜거나 창 쪽으로 바람이 흐르게 해 기체를 얼굴에서 멀리 보내는 것도 효과가 있어요. 썬 양파를 바로 찬물에 담그면 매운맛도 조금 빠지지만, 오래 두면 단맛과 향까지 함께 빠져나가요.
양파 눈물은 썰 때 새로 생긴 기체가 눈을 자극해서 나요. 차갑게 두고 잘 드는 칼로 썰면 한결 덜해요.
정리·참고 메모 · Imai 외, Nature 419권(2002) 양파 최루 성분 연구. 양파의 눈물 나는 기체가 칼질 뒤 효소 반응으로 생긴다는 연구예요. 빵·촛불 같은 민간 방법은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거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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