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3호숫자3분조회 41
발행 · 잡학서고 별관
폰 숫자판과 계산기, 왜 위아래가 반대일까요?
매일 누르는 두 숫자판인데 1이 있는 자리가 달라요. 누가 이렇게 정했을까요?
전화 숫자판은 1-2-3이 맨 위에 있고, 계산기는 7-8-9가 맨 위에 있어요.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사람들이 따로 정한 배열이 각자 굳어졌기 때문이에요.
계산기가 먼저였어요
7-8-9가 위에 오는 배열은 전화 버튼보다 먼저 나온 기계식 계산기와 금전 등록기에서 쓰이던 방식이에요. 숫자를 빨리 치는 사무원들이 이미 이 배열에 익숙했고, 전자계산기도 그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았어요. 컴퓨터 키보드 오른쪽 숫자 키도 같은 배열이에요.
전화 숫자판의 국제 표준인 ITU-T E.161도 이 사정을 알고 있어요. 주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기기에는 첫째 줄과 셋째 줄을 바꾼 계산기식 배열을 예외로 허용해요.
전화는 실험으로 골랐어요
1950년대 말 미국 벨 연구소는 다이얼 대신 버튼 전화를 만들면서 가로줄, 원, 삼각형, 다이얼과 닮은 모양까지 16가지 배열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직접 눌러 보게 했어요. 1960년 발표된 연구에서 배열 사이 속도 차이는 아주 작았지만, 1-2-3을 위에 둔 배열이 조금 더 빠르고 선호도도 높았어요. 글을 읽는 순서처럼 왼쪽 위에서 시작하는 쪽이 자연스럽다는 거예요.
버튼 전화 서비스는 1963년 1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처음 시작됐고, 이 배열이 지금 스마트폰 통화 화면과 현관 도어록, ATM 숫자판까지 그대로 내려왔어요.
일부러 뒤집은 건 아니에요
전화가 계산기 배열을 일부러 뒤집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벨 연구소가 기준으로 삼은 건 계산기에 익숙한 사무원이 아니라, 숫자 버튼을 처음 눌러 보는 보통 사람들이었어요. 그 결과 금전 등록기 전통과 다른 배열이 뽑혔을 뿐, 반대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가운데 5에는 작은 돌기가
두 배열은 위아래가 달라도 가운데 5의 자리는 같아요. ITU 표준은 시각장애인이나 어두운 곳에서도 버튼을 찾을 수 있도록 5번 버튼에 작은 돌기를 두라고 권해요. 전화기나 키보드 숫자 키를 손끝으로 만져 보면 5에서 볼록한 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요.
두 배열을 오가며 쓰면 가끔 손이 엉뚱한 자리로 가기도 해요. 5를 기준으로 위아래 줄만 바뀌었다고 기억하면 덜 헷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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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기는 옛 계산 기계의 배열을, 전화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른 배열을 이어받았어요.
정리·참고 메모 · Deininger, Bell System Technical Journal(1960)·ITU-T E.161. 벨 연구소의 버튼 전화 배열 비교 연구(16가지 배열, 속도 차이는 작고 선호도가 결정에 크게 작용). 표준 배열·5번 버튼 돌기·데이터 입력 기기 예외는 ITU-T E.161(2001), 첫 상용 서비스는 1963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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