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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호심리3분조회 33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돌아오는 길이 더 짧게 느껴지는 건 착각일까요?

같은 거리, 같은 시간을 다녀왔는데 오는 길만 짧게 남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해 질 녘 마을로 돌아가는 시골 흙길과 길가의 짐 보따리

같은 길을 다녀와도 갈 때는 길고 올 때는 짧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돌아오는 길 효과(return trip effect)라고 불러요. 흔히 이미 본 길이라 빨리 지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실험에서는 길이 익숙한지보다 처음에 얼마나 걸릴 거라고 예상했는지가 더 크게 작용했어요.

익숙해서만은 아니에요

네덜란드 연구진은 2011년에 사람들을 버스와 자전거로 같은 거리만큼 다녀오게 하고, 다른 사람이 자전거로 오가는 영상도 보여 줬어요. 세 번 모두 사람들은 돌아오는 길을 더 짧게 느꼈고, 자전거 실험에서는 17%쯤 짧게 답했어요.

눈여겨볼 점은 돌아올 때 처음 가 보는, 길이가 같은 다른 길로 와도 결과가 같았다는 거예요. 이미 본 풍경 덕분이라면 새 길에서는 이 효과가 사라져야 하죠. 그래서 연구진은 익숙함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봤어요.

처음 예상이 빗나가면 생겨요

사람은 가는 길에 걸릴 시간을 실제보다 짧게 어림하는 편이에요. 막상 가 보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그 경험 때문에 돌아오는 길은 꽤 걸릴 거라고 마음을 단단히 먹게 돼요.

그렇게 넉넉히 잡은 예상과 비교하니, 실제로는 같은 시간이 걸려도 오는 길이 짧게 느껴져요. 실험에서도 가는 길이 예상보다 길었다고 느낀 사람일수록 돌아오는 길을 더 짧게 느꼈어요. 처음부터 오래 걸린다고 미리 알려 준 조건에서는 이 효과가 사라졌고요.

여행 마지막 날 집으로 오는 길이 유난히 짧게 느껴진다면, 첫날 생각보다 오래 걸렸던 기억이 마음속 기준을 늘려 놓았을 수 있어요.

알고 나면 써먹을 데가 있어요

길이 짧게 느껴지는 건 길이 줄어서도, 발걸음이 빨라져서도 아니에요. 같은 시간을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체감이 달라지는 거예요.

처음 가는 곳이라면 지도 앱의 예상 시간에 10분쯤 더 얹어 마음을 먹어 보세요. 생각보다 길어서 지치는 느낌이 줄고, 늦을까 조급해지는 마음도 덜해요. 아이와 나들이를 갈 때 「금방 도착해」 대신 넉넉한 시간을 말해 주는 것도 같은 원리로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퇴근길보다 출근길이 길게 느껴진다면, 아침마다 빠듯하게 잡은 예상 시간부터 돌아볼 만해요.

오는 길이 짧게 느껴지는 건 익숙함보다, 가는 길에 예상이 빗나간 뒤 오는 길을 넉넉히 잡았기 때문이에요.

정리·참고 메모 · 돌아오는 길 효과 · van de Ven 외 2011. van de Ven·Roy·van Rijswijk(2011,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버스·자전거·영상 실험에서 오는 길이 더 짧게 느껴졌고 다른 길로 와도 같았어요. 예상이 빗나간 탓으로 보되,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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