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0호경제4분조회 23
발행 · 잡학서고 별관
큰 용량을 사면 정말 더 싸게 사는 걸까요?
같은 꿀인데 큰 병과 작은 병이 나란히 있어요. 어느 쪽을 집어야 이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큰 용량이나 묶음 상품이 늘 더 싸다고 믿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요. 국내 대형 매장 네 곳의 가격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넷 중 하나꼴로 큰 쪽이 오히려 같은 양으로 따졌을 때 더 비쌌어요.
큰 쪽이 더 비쌀 때
이 연구는 대형 매장 네 곳에서 파는 제품 5,389개의 가격을 모아 비교했어요. 그중 26%인 1,403개에서 큰 용량이나 묶음 상품의 단위가격이 작은 상품보다 높았어요. 단위가격은 100g이나 100ml처럼 같은 양으로 바꿔 계산한 가격이에요. 큰 포장이 더 비싸지는 이 현상을 수량할증이라고 불러요.
미국과 유럽에서 한 비슷한 조사들과도 비율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견과류와 말린 과일에서 가장 자주 보였고, 세제와 청소용품에서는 가장 드물었어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연구에서는 두 가지 조건에서 수량할증이 더 잦았어요. 두 제품의 용량 차이가 작을 때, 그리고 용량을 서로 비교하기 어려울 때예요. 450g과 500g처럼 차이가 작거나, 한쪽은 g으로 다른 쪽은 개수로 적혀 있으면 머릿속으로 바로 나눠 보기 어렵죠.
할인 행사도 순서를 뒤집어요. 작은 상품만 행사를 하면 평소보다 싸지고, 큰 상품은 원래 가격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어요. 큰 게 싸겠거니 하고 확인 없이 집으면 그대로 손해를 보게 돼요.
흔한 오해
단위가격만 낮으면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다 쓰기 전에 상하거나 맛이 변하면 남은 만큼은 버린 돈이에요. 우유처럼 빨리 상하는 것이나 견과류처럼 오래 두면 기름 냄새가 나는 것은 우리 집에서 먹는 속도를 먼저 생각해야 해요.
반대로 화장지나 세제처럼 잘 상하지 않고 늘 쓰는 물건은 큰 용량이 단위가격도 낮다면 나눠 살 필요가 없어요. 결국 쌀지 비쌀지는 포장 크기가 아니라 가격표와 쓰는 속도가 정해요.
가격표에서 찾는 법
대형마트나 대기업 슈퍼마켓은 정해진 품목에 단위가격을 함께 적어야 해요. 꿀은 100g당, 우유는 100ml당, 과자는 10g당처럼 기준이 정해져 있어서 가격표 구석의 작은 숫자만 비교하면 돼요.
그런 표시가 없는 곳에서는 가격을 용량으로 나눠 보면 돼요. 폰 계산기로 몇 초면 끝나요. 두 상품의 단위가 다르면 먼저 같은 단위로 맞춘 뒤 비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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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용량이 늘 싼 건 아니에요. 가격표의 단위가격을 비교하고, 다 쓰기 전에 상하지 않을지도 함께 따져 보세요.
정리·참고 메모 · KCI 논문 「큰 포장제품의 단위가격은 늘 저렴한가?」. 국내 대형 매장 4곳 5,389개 제품 중 26.0%에서 수량할증 확인. 매장·시기에 따라 비율은 달라질 수 있음. 단위가격 표시 기준은 산업통상자원부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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