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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9호심리3분조회 25

발행 · 잡학서고 별관

같은 단어를 계속 보면 왜 낯설어질까요?

늘 쓰던 낱말이 어느 순간 처음 보는 글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같은 단어처럼 반복된 물결 낙서가 가득한 공책과 펜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되뇌거나 오래 들여다보면 뜻이 잠깐 흐려지는 건 흔한 일이고, 심리학에서는 「의미 포화」라고 불러요. 뇌가 같은 자극에 반응하는 힘이 반복될수록 잠시 약해지기 때문이에요.

뜻을 떠올리는 힘이 지쳐요

단어를 보면 뇌는 소리와 모양을 뜻과 이어 주는 일을 해요. 같은 단어를 짧은 시간에 수십 번 반복하면 이 연결이 매번 새로 켜지다가 점점 반응이 약해져요.

그러면 「사과」가 과일이 아니라 그냥 「사」와 「과」라는 소리 묶음처럼 들려요. 단어 자체는 그대로인데, 뜻을 붙여 주는 쪽이 잠깐 쉬는 셈이에요.

1962년에 이름이 붙었어요

「의미 포화」라는 이름은 캐나다 맥길대의 심리학자 레온 자코보비츠 제임스가 1962년 박사 논문에서 붙였어요. 그보다 앞선 1960년, 그는 같은 대학의 월리스 램버트와 함께 대학생들에게 단어 하나를 1초에 두세 번씩 15초 동안 소리 내어 말하게 한 뒤 그 단어의 느낌을 점수로 매기게 했어요. 그러자 좋다·나쁘다, 강하다·약하다 같은 느낌이 가운데 쪽으로 옅어졌어요.

같은 시간 동안 가만히 있거나 다른 단어를 말했을 때는 이런 변화가 거의 없었어요.

소리 내지 않아도 생겨요

입으로 여러 번 말할 때만 생긴다고 여기기 쉽지만, 글자를 오래 쳐다봐도 비슷한 일이 생겨요. 1907년 미국 심리학자들이 이미 단어를 오래 응시하면 떠오르는 연상이 줄어든다는 실험을 남겼어요. 흔히 「게슈탈트 붕괴」라고도 부르는데, 글자 모양이 흩어져 보이는 경험까지 묶어서 쓰는 말이에요.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신호도 아니에요. 누구에게나 생기는 정상적인 반응이고, 잠깐 쉬면 저절로 돌아와요.

일상에서 만나는 의미 포화

보고서를 오래 고치다 보면 멀쩡한 단어의 맞춤법이 갑자기 틀린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이럴 땐 고치기 전에 잠깐 다른 일을 하거나 사전을 찾아보는 게 좋아요.

자코보비츠 제임스는 이 현상을 쓸모 있게 쓸 방법도 궁리했어요. 1966년 논문에서 말더듬는 사람이 두려워하는 단어를 일부러 되풀이해 그 단어가 주는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제안했고, 공포증 치료에 쓸 수 있다는 생각도 내놓았어요.

단어가 낯설어지는 건 뜻을 떠올리는 뇌의 반응이 반복으로 잠깐 약해진 것이고, 조금 쉬면 돌아와요.

정리·참고 메모 · Lambert·Jakobovits(1960)·McGill 박사 논문(1962)·Wikipedia. 15초 반복 실험은 Lambert·Jakobovits(1960), 이름은 Jakobovits James의 1962년 McGill 박사 논문, 1907년 응시 실험과 말더듬·공포증 응용 제안은 Wikipedia 「Semantic satiation」과 참고문헌을 따랐어요. 뇌 속 정확한 원리는 아직 가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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