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7호심리3분조회 30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시험 답, 처음 고른 게 정말 맞을까요?
고민 끝에 고친 답은 틀리기보다 맞는 쪽으로 간 경우가 두 배 많았어요. 그런데 왜 반대로 기억할까요?
객관식 시험에서 처음 고른 답을 바꾸면 손해라는 말이 흔하지만, 실제 시험지를 살펴본 연구에서는 고친 답이 맞는 쪽으로 간 경우가 틀린 쪽으로 간 경우보다 두 배쯤 많았어요. 그런데도 첫 직감을 믿게 되는 건, 고쳤다가 틀린 기억이 유난히 오래 남기 때문이에요.
지우개 자국을 세어 봤어요
2005년에 발표된 연구에서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심리학 개론 수업 중간고사 시험지 1,561장에서 지우개 자국을 찾아, 답을 고친 문항이 어떻게 됐는지 셌어요. 고친 답 3,291개 가운데 51%는 틀린 답에서 맞는 답으로, 25%는 맞는 답에서 틀린 답으로 바뀌었고, 23%는 틀린 답에서 다른 틀린 답으로 갔어요.
같은 수업 학생 51명에게 결과를 미리 짐작해 보라고 하자, 75%는 맞았다가 틀리는 쪽이 더 많을 거라고 답했어요.
고쳐서 틀린 기억이 더 아파요
연구팀은 이 믿음이 「그냥 둘걸」 하는 후회에서 나온다고 봤어요. 처음 답이 맞았는데 고쳐서 틀리면 내 손으로 점수를 버린 것 같아 무척 속상해요. 반면 처음부터 틀린 답을 끝까지 두었을 때는 원래 몰랐던 문제로 여기고 쉽게 넘어가요.
후속 실험에서도 학생들은 맞는 답을 틀리게 고친 경우가 더 후회되고 속상하며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고 답했어요. 속상한 장면만 또렷하게 남으니, 고쳐서 손해 본 일이 실제보다 훨씬 많았던 것처럼 느껴져요.
많이 바꾸라는 뜻은 아니에요
이 결과는 평균을 보여 줄 뿐, 아무 답이나 많이 바꿀수록 좋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시 읽고 더 나은 답이 분명히 보일 때 고치는 것과, 근거 없이 불안해서 이리저리 바꾸는 것은 다른 일이에요.
처음 직감도 쓸모가 있어요. 확실히 아는 문제라면 처음 고른 답이 맞을 때가 많으니, 그런 문항까지 굳이 다시 흔들 필요는 없어요. 아쉬운 건 고칠 이유가 있는데도 「처음 답이 맞다」는 말만 믿고 그냥 두는 경우예요.
검토할 때 이렇게 해 보세요
답을 지우기 전에, 왜 다른 답이 더 맞아 보이는지 한 문장으로 말해 보세요. 문제의 「옳지 않은 것」 같은 조건을 잘못 읽었거나, 다른 문항에서 힌트를 찾았다면 고칠 만한 이유가 돼요.
그냥 찜찜한 느낌뿐이라면 표시만 해 두고 넘어가는 편이 좋아요. 그리고 고쳤다가 틀린 문제 하나가 오래 떠오른다면, 고쳐서 맞힌 문제는 기억에 덜 남았을 뿐 더 많았을 수 있다는 점도 떠올려 보세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시험에서 고친 답은 틀린 쪽보다 맞는 쪽으로 간 경우가 두 배 많았어요. 다시 읽고 이유가 분명하면 고쳐도 괜찮아요.
정리·참고 메모 · Kruger·Wirtz·Miller(2005) · 미국심리학회.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8권에 실린 「Counterfactual Thinking and the First Instinct Fallacy」와 미국심리학회 소식지 해설(2005)을 참고했어요. 한 대학 한 과목 시험 결과라 다른 시험에서는 비율이 다를 수 있어요.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