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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호심리3분조회 25

발행 · 잡학서고 별관

같은 노래가 머릿속에서 왜 안 꺼질까요?

설거지하다 문득 떠오른 후렴이 하루 종일 맴돌 때가 있어요. 어떤 곡이 잘 붙고, 어떻게 떼어 낼까요?

나무 탁자 한가운데 세워 둔 노래 음반

같은 후렴이 머릿속에서 계속 도는 일을 연구자들은 「귀벌레」, 곧 저절로 떠오르는 음악 심상이라고 불러요. 핀란드 온라인 조사에서는 응답자 열에 아홉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겪는다고 답했어요. 이상한 일이 아니라 아주 흔한 머릿속 버릇이에요.

잘 붙는 곡이 따로 있어요

곡 전체가 통째로 도는 일은 드물어요. 남는 건 대개 후렴처럼 짧고 되풀이되는 조각이에요. 영국 연구진이 3천 명 가까운 응답을 분석해 보니, 잘 맴도는 곡은 템포가 비교적 빠르고 흔한 오르내림 모양에 귀에 걸리는 낯선 음정이 조금 섞여 있었어요.

최근에 들었거나 여러 번 들은 곡일수록 잘 떠올라요. 설거지나 걷기처럼 손은 바쁘고 머리는 한가한 틈에 자주 끼어들어요. 출근길에 들은 노래가 점심 설거지 때 돌아오는 식이에요.

하필 그 곡인 이유

어떤 날 하필 그 곡이 떠오르는 데는 대개 실마리가 있어요. 방금 들은 노래 말고도, 누가 가사 속 낱말을 말했거나 그 곡을 들었던 장소에 다시 왔을 때 불쑥 튀어나와요. 피곤하거나 긴장한 날 더 잦다는 응답도 많아요.

노래를 자주 부르거나 악기를 다루는 사람일수록 더 자주 겪는다는 조사도 있어요. 머리가 음악을 그만큼 잘 붙잡아 둔다는 뜻이기도 해요.

참을수록 또렷해요

좋아하는 곡이라서 맴도는 건 아니에요. 지겨운 광고 노래도 똑같이 붙어요. 그만 떠올리자고 다짐하면 오히려 더 또렷해지기 쉬워요. 떠올리지 않으려면 무엇을 피할지 계속 확인해야 하고, 그 확인이 가락을 한 번 더 틀어 주는 셈이에요.

곡을 끝까지 한 번 들으면 풀린다는 사람도 있어요. 다만 하루 종일 반복해서 들으면 고리가 더 단단해지기 쉬워요.

껌과 적당한 일거리

영국 레딩대 실험에서는 껌을 씹은 사람이 노래를 덜 떠올렸어요. 속으로 따라 부를 때 쓰는 입과 혀의 움직임을 껌이 방해한다고 봐요. 낱말 퍼즐처럼 적당히 머리를 써야 하는 일도 도움이 됐어요. 너무 쉬우면 노래가 비집고 들어오고, 너무 어려우면 집중이 흩어져요.

완전히 끄는 스위치는 없지만, 대부분은 다른 소리와 일이 자리를 채우면서 저절로 옅어져요.

머릿속 노래는 참기보다, 껌이나 적당한 일거리에 자리를 내주세요.

정리·참고 메모 · Liikkanen 2012 · Jakubowski 외 2017 · Beaman 외 2015. 핀란드 인터넷 이용자 1만 2천여 명 조사에서 89%가 매주 귀벌레를 겪는다고 답했어요(Psychology of Music). 잘 맴도는 곡의 템포·선율 특징은 Jakubowski 외 2017, 껌 씹기 효과는 Beaman 외 2015(QJEP), 적당히 어려운 과제 효과는 Hyman 외 2013 연구를 참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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