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호시간3분조회 21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주말 오전은 왜 이렇게 빨리 가 버릴까요?
늦잠 자고 커피 한 잔 했을 뿐인데 벌써 점심이에요. 그 두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요?
주말 오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는 건 시계가 빨라져서가 아니에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볼 때 우리는 시계보다 기억에 남은 장면의 수로 길이를 어림해요. 늘 하던 대로 느긋하게 보낸 아침은 장면이 적어서, 두 시간도 한 장면처럼 접혀요.
돌아볼 때는 장면을 세요
시간 길이를 느끼는 방식은 두 가지예요. 지금 흐르는 시간을 재는 것과,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어림하는 것이에요. 돌아볼 때는 기억에 남은 일과 장면이 바뀐 횟수가 기준이 돼요. 1969년 심리학자 온스타인은 같은 길이라도 정보가 많이 담긴 구간을 더 길게 기억한다는 실험을 보고했어요.
평일 아침은 일어나기, 씻기, 밥, 나가기가 칸마다 끊겨 조각이 많이 남아요. 주말에는 그 칸이 빠지고, 누웠다 앉았다 하는 사이가 한 덩어리로 붙어요.
시계를 안 보면 빨리 흘러요
알람과 약속이 있는 평일엔 몇 시인지 자주 확인해요. 시간 자체에 주의를 많이 줄수록 지금 흐르는 시간은 길게 느껴져요. 지켜보는 냄비가 유난히 안 끓는 것 같은 것도 그래서예요.
주말 오전에는 시계를 거의 보지 않아요. 그래서 지나는 동안에도 빨리 흐르고, 돌아봐도 장면이 적어 짧게 남아요. 두 가지가 한꺼번에 겹치는 셈이에요.
익숙할수록 짧게 접혀요
이스라엘 연구진은 늘 하던 일로 채운 시간이 돌아볼 때 더 짧게 느껴진다는 결과를 냈어요. 편하고 익숙한 주말 오전이 바로 그런 시간이에요.
「즐거우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들 하지만, 기억 속 길이는 조금 달라요. 낯선 도시를 돌아다닌 여행 첫날은 지나는 동안엔 순식간이었어도, 돌아보면 길고 꽉 차게 남아요. 짧게 남는지는 재미보다 새로운 장면이 얼마나 많았는지에 더 가까워요.
작은 칸 하나
오전을 길게 남기고 싶다면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칸 하나면 돼요. 평소와 다른 길로 빵을 사러 가거나, 창가에서 처음 듣는 음악을 틀거나, 화분 하나를 옮겨 보는 거예요. 새 장면이 생기면 기억에 경계가 그어져서 오전이 통째로 사라지지 않아요.
느긋함도 좋은 쉼이에요. 짧게 느껴졌다고 손해 본 오전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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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전이 짧은 건 시계가 아니라, 기억에 남은 장면이 적어서예요.
정리·참고 메모 · Ornstein 1969 · Avni-Babad·Ritov 2003 · Block·Zakay 1997. 지난 시간의 길이는 기억에 담긴 정보와 장면 변화가 많을수록 길게 어림된다는 연구(Ornstein 1969, 메타분석 Block·Zakay 1997)와, 반복적인 일로 보낸 시간이 돌아볼 때 더 짧게 느껴진다는 연구(Avni-Babad·Ritov 2003, J. Exp. Psychol. General)를 참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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