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호생활3분조회 26
발행 · 잡학서고 별관
기름 묻은 접시는 왜 물만으로 안 닦일까요?
뜨거운 물을 아무리 틀어도 접시가 미끈거릴 때가 있어요. 물만으로는 무엇이 부족할까요?
기름 묻은 접시가 물로만은 잘 안 닦이는 건,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물 분자끼리는 서로 끌어당기는데 기름은 그 사이에 끼지 못해요. 세제가 기름을 작은 알갱이로 감싸야 물과 함께 내려가요.
물이 기름을 밀어내요
기름기 있는 접시에 물만 틀어 보면 물은 접시 위를 구슬처럼 굴러다녀요. 기름은 물에 녹지 않고, 물도 기름 속으로 들어가지 못해요. 그래서 가장자리에 노란 테가 그대로 남아요.
뜨거운 물을 쓰면 굳은 기름이 녹고 묽어져 조금 나아져요. 하지만 물이 기름을 녹여 없애는 건 아니에요. 물러진 기름은 식으면서 다음 그릇에 다시 묻어요. 물만으로는 기름을 붙잡아 데려갈 손이 없어요.
얼룩마다 물 온도가 달라요
식용유는 실온에서도 액체지만, 돼지기름은 대략 체온 언저리에서 녹고 소기름은 그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녹아요. 그래서 고기를 구운 팬은 찬물에 대면 하얗게 엉기고, 따뜻한 물이어야 잘 풀려요.
반대로 달걀이나 우유처럼 단백질이 많은 얼룩은 뜨거운 물에 닿으면 굳어 버리기 쉬워요. 이런 그릇은 찬물에 먼저 불린 뒤 닦는 편이 나아요.
세제가 다리를 놓아요
세제 분자는 한쪽 끝은 물을 좋아하고, 다른 쪽 끝은 기름에 잘 붙어요. 문지르면 기름이 작은 알갱이로 쪼개지고, 기름 쪽 꼬리가 안으로 박히면서 물 쪽 머리가 바깥을 둘러싸요. 이렇게 감싼 알갱이를 미셀이라고 불러요. 겉이 물과 친하니 흐르는 물이 기름을 데리고 내려가요.
거품이 많을수록 잘 닦인다는 건 흔한 오해예요. 거품은 세제가 남아 있다는 표시일 뿐, 기름을 감싸는 일은 거품이 아니라 물속 세제 분자가 해요. 많이 짤 필요도 없어요.
닦기 전에 한 번 훔쳐요
기름이 많은 프라이팬이나 접시는 먼저 키친타월로 한 번 훔쳐 내면 세제와 물이 훨씬 덜 들어요. 하수구로 흘려보낸 기름은 관 속에서 식어 굳고, 찌꺼기와 엉겨 배관을 막는 원인이 돼요.
그다음 미지근한 물과 세제로 수세미를 한 바퀴 돌리면 기름막이 끊어져요. 헹굴 때 물방울이 구슬처럼 맺히면 아직 기름이 남은 거예요. 물이 얇게 고르게 퍼져 흐르면 다 닦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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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접시는 먼저 훔쳐 내고, 세제와 미지근한 물로 문질러 주세요.
정리·참고 메모 · 계면활성제·미셀 원리 · 미국 환경보호청(EPA) 하수관 기름 안내. 세제의 계면활성제는 물을 좋아하는 머리와 기름을 좋아하는 꼬리로 기름을 미셀로 감싸 물에 흩어지게 해요. 거품 양은 세정력과 비례하지 않아요. 하수구에 버린 기름·지방이 굳어 배관을 막는다는 내용은 EPA의 FOG(지방·기름·그리스) 안내를 참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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