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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호심리3분조회 30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머리에 올린 안경은 왜 그렇게 못 찾을까요?

머리 위에 얹어 둔 채 테이블과 소파를 다 뒤지는 일, 한 번쯤 있지요. 눈도 손도 왜 그 자리를 건너뛸까요?

머리 위에 갈색 테 안경을 올려 둔 채 식탁 위 노트 옆을 뒤지는 사람

안경을 찾아 테이블을 뒤지다가, 머리 위에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아는 일이 있어요. 시력 탓이라기보다, 올려 둔 순간을 다른 일이 덮어서 기억에서 잠깐 놓친 쪽에 가까워요.

올려 둔 순간

안경을 벗는 일은 대개 작은 동작이에요. 김이 서려서, 코가 눌려서, 잠깐 눈을 쉬게 하려고 머리 위로 밀어 올려요. 그 순간에는 손이 자리를 알아요. 그런데 대화를 하거나 가방을 열면, 올린 일이 다른 일 뒤로 밀려요. 눈앞이 흐려지니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손은 이미 다른 물건을 잡고 있어요.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은 1979년 자원자 35명에게 2주 동안 이런 「계획대로 되지 않은 행동」을 일기로 적게 했어요. 손에 익은 동작일수록 의식이 지켜보지 않은 채 흘러가서, 했다는 사실조차 남지 않는 일이 많았어요. 리즌은 이를 동작이 자동으로 굴러가는 대가라고 봤어요.

찾는 눈이 좁아져요

없을 때 눈은 보통 마지막에 둔 자리를 봐요. 테이블, 소파 팔걸이, 현관 선반이요. 머리 위는 찾는 목록에 잘 안 들어가요. 만져 보기 전에는 시야 밖이고, 올려 둔 뒤 조금 지나면 피부도 그 무게에 익숙해져요. 손목시계나 옷이 닿는 느낌을 하루 종일 의식하지 않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안경을 얹은 채 집 안을 한 바퀴 도는 일이 생겨요.

건망증이 심해진 걸까요?

이런 일이 잦으면 기억력이 나빠진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해요. 그런데 리즌의 방법을 다시 써 본 2007년 연구에서 건강한 자원자 189명은 일주일 동안 평균 6.4번쯤 이런 실수를 적었어요. 누구에게나 흔한 일인 셈이에요. 미국 알츠하이머협회도 물건을 가끔 엉뚱한 데 두고 지나온 길을 되짚어 찾아내는 건 나이 들며 흔히 생기는 변화로 봐요. 살펴볼 신호는 물건을 이상한 곳에 두고, 되짚어 찾는 일 자체가 어려워질 때예요.

한 번만 만져 봐요

찾기 전에 머리 위와 주머니를 먼저 만지면 대개 끝나요.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면, 벗어 둘 곳을 하나로 정해 두는 편이 덜 헤매요. 책상 모서리든 현관 접시든, 손이 매번 같은 곳에 내려놓으면 다음에도 그쪽으로 먼저 가요. 올려 둘 때 「안경, 머리 위」 하고 소리 내어 말해 보는 것도 좋아요. 저절로 흘러가던 동작에 잠깐 주의가 붙어서, 나중에 떠올리기 한결 쉬워져요.

안경은 사라진 게 아니라, 올린 손이 자리를 잠깐 잊은 경우가 많아요.

정리·참고 메모 · James Reason(1979) 행동 실수 일기 ·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10가지 경고 신호」. 자원자 35명의 2주 행동 실수 일기, 2007년 건강한 189명 재연구(일주일 평균 6.4번). 가끔 물건을 잘못 두고 되짚어 찾는 건 나이 들며 흔한 변화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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