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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2호생활3분조회 34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식빵이 하루 만에 딱딱해지는 건 말라서일까요?

봉투를 꼭 닫아 둔 식빵도 며칠 지나면 뻣뻣해져요. 물기 말고도 빵 속에서 달라지는 게 있어요.

나무 도마 위 비닐봉투에 담긴 식빵과 접시에 꺼내 둔 식빵 한 조각

식빵이 굳는 데는 두 가지 일이 겹쳐요. 겉에서는 물기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속에서는 구울 때 부풀었던 전분이 시간이 지나며 다시 단단하게 뭉쳐요. 봉투는 앞의 일만 막아 주고, 뒤의 일은 온도에 달려 있어요.

봉투가 막는 것

비닐봉투를 꼭 닫으면 빵 둘레 공기가 금방 습해져서 물기가 덜 빠져나가요. 접시에 그냥 둔 빵은 반나절만 지나도 가장자리부터 푸석해지는데, 봉투에 넣은 빵은 하루 이틀은 부드러운 편이에요. 종이봉투는 공기가 통해서 이 효과가 훨씬 약해요.

다만 갓 구운 빵을 따뜻할 때 바로 봉투에 넣으면 안쪽에 김이 맺혀 껍질이 눅눅해지고 곰팡이도 잘 생겨요. 손으로 만져 미지근할 만큼 식힌 뒤 담는 게 좋아요.

물기가 그대로여도 굳어요

빵이 굳는 건 말라서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1852년 프랑스 화학자 부생고는 실험으로 이 생각을 뒤집었어요. 습기로 꽉 찬 유리 덮개 안에 따뜻한 빵 조각을 두었더니, 나흘 동안 무게가 거의 줄지 않았는데도 빵은 날마다 더 딱딱해졌어요. 반대로 엿새 지나 완전히 굳은 큰 빵을 다시 오븐에 데우자 갓 구운 빵처럼 부드러워졌어요. 말라서 굳은 거라면 데운다고 되돌아올 수 없겠죠.

봉투로 못 막는 것

빵을 구울 때 전분은 물을 머금고 부풀어 말랑해져요. 식은 뒤에는 이 전분이 조금씩 다시 촘촘하게 모이면서 쥐고 있던 물을 놓아요. 그래서 물기가 빵 안에 그대로 있어도 속이 뻣뻣해져요. 식은 밥이 딱딱해지는 것과 같은 일이에요. 굳은 식빵을 토스터에 데우면 다시 부드러워지는 것도, 60도쯤 넘는 열이 뭉친 전분을 잠시 풀어 주기 때문이에요. 데운 빵은 식으면 다시 금방 굳으니 먹기 직전에 데우세요.

냉장고보다 냉동실

전분이 다시 뭉치는 일은 냉장고 온도에서 가장 빨라요. 그래서 식빵을 냉장고에 넣으면 상온에 둘 때보다 오히려 빨리 굳어요. 냉동실처럼 아주 차가우면 거의 멈추니, 이틀 안에 다 못 먹을 빵은 봉투째 얼렸다가 먹을 만큼 꺼내 데우는 편이 나아요. 닫힌 봉투 안은 습해서 곰팡이도 잘 생기니, 상온에서는 며칠씩 두지 않는 게 좋아요.

봉투는 물기가 날아가는 것만 막아 줘요. 속이 굳는 건 온도 문제라서, 오래 둘 빵은 냉장고 말고 냉동실에 넣는 게 나아요.

정리·참고 메모 · Gray·BeMiller(2003) · 부생고(1852) 빵 노화 실험. 빵이 굳는 주된 원인으로 전분의 재결정을 꼽은 리뷰예요. 냉장 온도에서 가장 빠르고 냉동하면 거의 멈춰요. 부생고는 물기가 빠지지 않게 둔 빵도 굳고, 다시 데우면 부드러워진다는 걸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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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상온보다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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