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7호심리3분조회 32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주머니 속 폰이 울린 것 같아서 꺼내 봤더니 조용해요
분명히 드르륵 느꼈는데 알림은 하나도 없어요. 그 떨림은 어디서 왔을까요?
폰이 울린 줄 알고 꺼냈는데 아무 알림이 없었다면, 그 떨림은 폰이 아니라 뇌가 만든 착각일 가능성이 커요. 흔히 「유령 진동」이라고 부르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겪어요.
뇌가 미리 짐작해요
폰을 진동으로 두고 늘 같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뇌는 그 자리에서 오는 작은 떨림을 「알림」으로 읽도록 익숙해져요. 그러다 보니 옷이 스치거나 근육이 살짝 움찔하는 것처럼 별것 아닌 감각도 진동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생겨요.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때 더 잦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이 클수록 뇌는 애매한 신호를 일단 알림 쪽으로 판단해 버려요.
얼마나 흔할까요
2010년 미국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에게 물었더니 답한 169명 가운데 115명, 약 68%가 이런 경험이 있다고 했어요. 13%는 거의 매일 느낀다고 답했고, 대부분은 기기를 지닌 지 한 달에서 1년 사이에 처음 겪었어요.
어른만의 일도 아니에요. 2019년 PLOS ONE에 실린 연구에서는 10~14세 학생 2,959명 가운데 58.9%가 울리지 않은 폰이 울리거나 떨린 것처럼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어요.
누가 더 자주 느낄까요
2010년 조사에서는 몇 가지 경향도 보였어요. 경력이 짧은 전공의가 전문의보다, 기기를 허리띠보다 가슴 주머니에 넣는 사람이, 하루에 오래 지니고 다닐수록, 진동 모드를 자주 쓸수록 더 많이 겪었어요.
폰이 고장 나서 혼자 떤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림 기록이 비어 있다면 폰보다 몸 쪽 감각을 의심해 보는 게 맞아요. 자주 느낀다고 해서 몸에 문제가 있다는 뜻도 아니에요. 폰을 오래, 가까이 두고 지낸다는 흔적에 가까워요.
줄이고 싶다면
같은 조사에서 유령 진동을 겪은 사람 가운데 39%는 이를 멈출 수 있었어요. 진동 모드를 끈 사람의 75%, 폰 넣는 자리를 바꾼 사람의 63%, 다른 기기로 바꾼 사람의 50%가 효과를 봤어요. 다만 방법 사이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뚜렷하진 않았고, 겪은 사람의 39%는 아무것도 해 보지 않았어요.
급하지 않은 앱은 진동 알림을 끄고 꼭 받아야 할 연락만 진동으로 남겨 두거나, 폰을 늘 넣던 주머니 대신 가방에 넣어 보세요. 스마트워치를 쓴다면 손목 알림만 켜 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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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이 없는 떨림은 폰을 기다리는 뇌의 짐작일 때가 많고, 진동을 끄거나 폰 자리를 바꾸면 줄어들 수 있어요.
정리·참고 메모 · Rothberg 외, BMJ 2010·Pisano 외, PLOS ONE 2019. 비율·위험 요인·멈추는 방법별 성공률은 미국 한 대학병원 의료진 설문(응답 169명)이라 일반인 전체로 보기는 어렵고, 학생 비율은 Pisano 외(2019)를 따랐어요. 원인 설명은 아직 가설 단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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