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0호언어4분조회 11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우리 엄마」, 왜 「내 엄마」라고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여럿이라는 뜻 말고도 나와 가까운 사이를 나타내는 말로 쓰여요.
「우리 엄마」의 「우리」는 여러 사람이 엄마를 함께 가진다는 뜻이 아니에요. 한국어에서 「우리」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나 내가 속한 곳 앞에 붙어 친근함을 나타내는 말로도 쓰여서, 외동인 아이도 자연스럽게 「우리 엄마」라고 말해요.
「우리」는 가까운 사이를 보여 줘요
표준국어대사전은 「우리」의 뜻 가운데 하나로, 말하는 사람이 어떤 대상과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낼 때 쓰는 쓰임을 따로 싣고 있어요. 「우리 엄마」「우리 집」「우리 학교」가 모두 이런 쓰임이에요. 이때 「우리」는 사람 수를 세는 말이 아니라 「내가 속한, 나와 가까운」이라는 느낌을 담아요.
그래서 형제가 없어도 「우리 엄마」, 혼자 살아도 「우리 집」이라고 말해요. 결혼한 사람이 남편을 「우리 남편」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쓰임이에요. 영어로 그대로 옮기면 「our husband」가 되어 어색하게 들리지만, 한국어에서는 아주 평범한 말이에요.
「내 엄마」는 언제 쓸까요
「내 엄마」가 틀린 말은 아니에요. 다만 「내」는 누구 것인지를 또렷하게 드러내서, 남과 구별할 때 주로 써요. 아이들끼리 다툴 때 「내 엄마야, 네 엄마 아니야」라고 말하는 장면처럼요. 평소 대화에서 「내 엄마가 그랬어」라고 하면 조금 날카롭거나 일부러 강조하는 말처럼 들려요.
흔한 오해는 이때 「우리」를 쓰면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에요. 이 쓰임은 사전에 오른 정식 용법이라, 친구에게 「우리 아빠 요리 잘해」라고 말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워요. 「우리」를 빼고 「아빠 요리 잘해」라고만 해도 뜻은 똑같이 통해요.
윗사람 앞에서는 「저희」
선생님이나 어른 앞에서는 자신을 낮추는 「저희」를 써서 「저희 엄마가 내일 오세요」라고 말하는 게 공손해요. 면접에서 「저희 가족은 넷이에요」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다만 나라를 말할 때는 예외예요. 국립국어원은 다른 나라 사람 앞에서도 나라를 낮출 필요가 없다며 「저희 나라」 대신 「우리나라」라고 쓰라고 안내해요. 오늘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우리」를 몇 번 쓰는지 세어 보면, 이 말이 가까운 사이를 얼마나 자주 표시하는지 느낄 수 있어요.
「우리 엄마」의 「우리」는 여럿이라는 뜻보다 나와 가까운 사이라는 표시라서, 외동도 자연스럽게 써요.
정리·참고 메모 · 표준국어대사전 '우리' 항목·국립국어원 안내. 「우리」의 친밀 관계 용법은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를, 「우리나라」 표현은 국립국어원 안내를 참고했어요. 이 쓰임을 공동체 문화로 설명하는 해석에는 여러 의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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