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0호과학3분조회 26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달리는 차 창밖, 달은 왜 나를 따라올까요?
가로수는 휙휙 지나가는데 달만 제자리예요. 정말 따라오는 걸까요, 멀어서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달리는 차에서 창밖을 보면 가로수와 건물은 휙휙 뒤로 지나가는데 달만 늘 같은 자리에 떠 있어요. 달이 나를 따라오는 것처럼 보이는 건, 달이 너무 멀리 있어서 차가 아무리 달려도 달이 보이는 방향이 거의 바뀌지 않기 때문이에요.
달은 너무 멀어서 그대로예요
달은 지구에서 평균 38만 4천km쯤 떨어져 있어요. 서울에서 대전까지 직선으로 140km쯤 달려도, 달을 바라보는 방향은 0.02도쯤밖에 안 바뀌어요. 하늘에 뜬 달의 폭이 0.5도 정도니까 달 크기의 25분의 1만큼 움직이는 셈이에요.
그래서 한참을 달린 뒤에도 달은 아까 그 창문 귀퉁이에 그대로 있어요. 달이 같이 달린 게 아니라, 내가 움직인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에 비해 너무 짧았던 거예요.
가까운 것만 뒤로 밀려나요
가까이 있는 물건일수록 내가 움직일 때 보이는 방향이 크게 바뀌어요. 길가 가로수는 눈 깜짝할 새 앞에서 뒤로 넘어가고, 멀리 있는 산은 천천히 미끄러지고, 달은 거의 멈춰 있어요. 이렇게 거리에 따라 움직임이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운동 시차라고 불러요.
우리 뇌는 주변 풍경이 뒤로 흘러가면 내가 앞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해요. 그런데 달만 뒤로 밀리지 않고 늘 같은 자리에 있으니, 뇌는 달이 나와 함께 움직인다고 받아들여요. 따라온다는 느낌은 여기서 생겨요.
아이들은 정말 믿었어요
스위스 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1924년 제네바에 사는 4~12살 아이 60명쯤에게 「걸을 때 해는 뭘 하니?」 하고만 물었어요. 많은 아이가 망설임 없이 해와 달이 자기를 따라오고, 멈추면 같이 멈춘다고 답했어요.
피아제는 이 믿음이 평균 8살까지 이어진다고 적었어요. 8~10살 무렵에는 해는 가만히 있는데 햇빛이 따라온다는 식으로 두 생각을 섞어 설명하고, 11~12살쯤 되어서야 멀리 있어서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걸 안다고 했어요.
달이 정말 움직일 때도 있어요
달이 하늘에서 아예 안 움직이는 건 아니에요. 지구가 돌기 때문에 달은 2분쯤마다 자기 폭만큼씩 서쪽으로 옮겨 가요. 한 시간 넘게 달린 뒤 달 위치가 바뀌었다면 차가 아니라 지구가 돈 덕분이에요.
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팔을 뻗어 손가락을 세우고 한쪽 눈씩 번갈아 감아 보세요. 손가락은 두 눈 사이 6cm 남짓한 차이에도 좌우로 펄쩍 뛰지만, 창밖의 달은 꿈쩍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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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너무 멀어서 차가 달려도 보이는 방향이 거의 안 바뀌어요. 가까운 풍경만 뒤로 밀리니 달이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져요.
정리·참고 메모 · NASA 달 거리 자료 · Piaget 1924 「Une croyance enfantine」. 피아제 연구는 1920년대 제네바 아이 60명쯤과 나눈 면담 기록이라 지금 아이들과는 다를 수 있어요. 각도는 달까지의 평균 거리로 어림한 값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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