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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9호경제3분조회 29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동전 테두리에 세로줄이 잔뜩 있는 건 왜일까요?

지갑 속 500원을 손가락으로 굴려 보면 깔쭉깔쭉한 감이 나요

나무 탁자 위 동전 더미, 테두리 세로줄이 또렷한 은빛 동전

동전 테두리의 세로줄은 예전에 금화나 은화를 살짝 깎아 금속을 빼돌리는 걸 막으려고 새긴 표시예요. 줄 무늬가 깨지면 바로 티가 나서, 깎은 돈을 그대로 쓰기 어렵게 만들었어요.

깎아 먹던 시절의 흔적

예전에 동전은 그 자체로 금이나 은의 값이었어요. 그래서 테두리를 조금씩 깎아 가루를 모은 뒤, 깎인 동전은 액면 그대로 쓰는 수법이 있었어요. 테두리에 규칙적인 세로줄을 넣으면 깎인 자리가 한눈에 드러나요.

영국에서는 1662~1663년 찰스 2세 때 프랑스 기술자 피에르 블롱도가 들여온 기계로 테두리에 줄과 글자를 새긴 동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깎기와 위조를 막겠다는 목적이 왕의 명령서에 그대로 적혀 있어요. 큰 은화 테두리에는 「장식이자 보호」라는 뜻의 라틴어 DECUS ET TUTAMEN을 새겼고, 이 문구는 훗날 영국 1파운드 동전 테두리에도 쓰였어요.

뉴턴이 처음 만든 걸까요

동전 톱니를 아이작 뉴턴이 발명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지만, 기계로 테두리를 새긴 동전은 뉴턴이 조폐국에 들어오기 30년쯤 전부터 있었어요.

뉴턴이 1696년 조폐국에 왔을 때는 깎이고 닳은 옛 은화를 모두 거둬들여 테두리를 새긴 새 동전으로 바꾸는 큰 작업이 이미 시작돼 있었어요. 뉴턴은 이 작업을 더 빠르고 정직하게 굴러가게 하는 데 힘을 쏟았고, 위조범을 직접 찾아내 재판에 세우기도 했어요. 톱니를 만든 사람이라기보다 그 동전이 제대로 돌게 지킨 사람에 가까워요.

지금은 손끝 표시로

요즘 한국 동전은 금·은이 아닌 합금이라 깎아서 이득을 볼 일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한국은행에 따르면 50원은 109개, 100원은 110개, 500원은 120개의 톱니가 있고, 10원은 테두리가 매끈해요. 위조를 어렵게 하고, 주머니 속에서 손으로 만져 종류를 가늠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미국도 비슷해요. 미국 조폐국 자료를 보면 10센트는 118개, 25센트는 119개의 줄이 있고, 1센트와 5센트는 매끈해서 눈으로 보지 않아도 크기와 테두리로 구분할 수 있어요.

동전 옆의 세로줄은 장식이라기보다, 깎아 빼돌리기를 막던 오래된 보안 무늬의 흔적이에요.

정리·참고 메모 · 한국은행·Royal Mint Museum·U.S. Mint. 톱니 개수는 한국은행 현용주화 안내, 1662~1663년 기계 주조는 Royal Mint Museum·영국 국립기록보관소, 명령서와 뉴턴의 역할은 옥스퍼드대 「Newton and the Mint」, 미국 동전은 U.S. Mint 규격표를 따랐어요. 라틴어 문구는 일반적인 화폐사 설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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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테두리 세로줄이 처음 널리 쓰인 주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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