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호언어3분조회 33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전화 받을 때 왜 여보세요라고 할까요?
얼굴을 못 보는 상대를 먼저 불러 보던 말이, 수화기 너머 첫마디가 됐어요.
전화를 받으며 「여보세요」라고 하는 건, 이 말이 원래 남의 주의를 끄는 부름말이기 때문이에요. 국립국어원도 「여기」의 「여」에 「보세요」가 붙은 말로, 어원 뜻은 「여기를 봐 달라」에 가깝다고 해요. 얼굴이 안 보이는 상대를 먼저 불러 보는 데 잘 맞는 말이었어요.
여기를 봐 달라는 말
「여보세요」는 「여기」의 「여」에 「보세요」가 붙은 말이에요. 뜻을 풀면 「여기 좀 보세요」에 가까워요. 그래서 예전에는 길에서 모르는 사람을 부를 때도 「여보시오, 길 좀 물읍시다」처럼 썼어요. 인사라기보다 상대의 눈길을 내 쪽으로 끄는 말이었어요. 「안녕하세요」처럼 안부를 묻는 뜻은 원래 담겨 있지 않아요. 국립국어원도 가까운 낯선 사람에게 쓰는 「여보시오」를 들면, 인사말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짚어요.
전화에 딱 맞는 첫마디
전화는 상대 얼굴이 보이지 않아요. 연결이 됐는지, 저쪽에 누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해요. 이럴 때 부르는 말인 「여보세요」가 자연스럽게 첫마디가 됐어요. 옛 구어 자료를 살핀 연구를 보면, 1960~70년대를 지나며 얼굴을 보고 부를 때는 이 말이 덜 쓰이고 주로 전화에서 쓰는 말로 좁혀졌어요. 영상통화처럼 얼굴이 보이면 「여보세요」보다 바로 이름을 부르거나 「네」로 받는 일이 늘어요. 모르는 번호일 때만 「여보세요」로 상대를 먼저 확인하기도 해요.
Hello도 출발이 비슷해요
영어 「Hello」도 원래는 멀리 있는 사람의 주의를 끌 때 외치던 말에 가까웠어요. 전화가 퍼지면서 첫마디로 자리 잡았고, 그 뒤 일상 인사로 널리 쓰이게 됐어요. 에디슨이 1877년 편지에 「Hello!」가 벨 없이도 10~20피트 밖에서 들린다고 적은 기록이 있어요. 벨은 「Ahoy」를 권했지만 「Hello」가 더 퍼졌다고 해요. 「여보세요」가 영어 Hello를 옮긴 말이라는 오해도 있지만, 한국어는 「여기 보세요」에서 따로 자랐어요. 두 말 모두 보이지 않는 상대를 먼저 불러 보는 데서 출발했어요.
회사에서 받을 때
집 전화와 달리 회사·가게에서는 「○○입니다」처럼 소속을 먼저 밝히는 일이 많아요. 상대가 어디로 연결됐는지 바로 알 수 있어서예요. 「여보세요」만 쓰면 누구인지 알기 어려워요. 그래도 개인 휴대폰을 받을 때는 여전히 「여보세요」가 가장 흔한 첫마디예요. 연결만 확인하고 싶을 때, 누가 걸었는지 아직 모를 때 쓰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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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는 「여기 보세요」라는 부름말이 얼굴이 안 보이는 전화의 첫마디로 굳은 말이에요.
정리·참고 메모 ·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Edison 1877 서한. 어원은 국립국어원 답변을 따랐어요. Hello의 전화 쓰임은 Edison의 1877년 8월 15일 서한 등에 남아 있어요. 전화 인사로 굳은 정확한 시기는 자료마다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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