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0호건강3분조회 24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점심만 먹으면 쏟아지는 식곤증, 밥 탓만일까요?
밥을 거른 날에도 오후 두세 시쯤이면 눈꺼풀이 내려올 때가 있어요. 점심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다 안 돼요.
점심 뒤 졸음은 두 가지가 겹쳐서 와요. 하나는 하루 리듬 속에 원래 들어 있는 오후의 처짐이고, 다른 하나는 식사가 각성을 조금 누그러뜨리는 효과예요.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일은 아니에요.
밥을 안 먹어도 오는 졸음
우리 몸의 생체 시계는 밤에 가장 큰 졸음을 만들지만,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에도 작은 처짐을 하나 만들어요. 그래서 실험에서는 점심을 거른 사람도 이 시간에 집중력과 반응 속도가 떨어졌어요. 전날 잠이 모자랐다면 이 처짐은 더 깊어져요. 오후 회의나 운전 중에 유난히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것도 이 시간대가 많아요.
식사가 보태는 몫
음식이 들어오면 몸은 쉬면서 소화하는 쪽으로 기울어요. 피 속 포도당이 늘면 깨어 있게 돕는 오렉신이라는 물질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잠잠해진다는 동물 실험 결과도 있어요. 그래서 한 번에 많이 먹을수록 졸음이 더 진하게 와요. 흔히 피가 위로 몰려 뇌에 덜 간다고들 하지만, 뇌로 가는 피는 식사 뒤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돼요. 식사 뒤에 머리가 둔해지는 건 피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깨어 있게 하는 신호가 잠시 약해지기 때문인 셈이에요.
단 것은 졸음을 덜어 줄까요
졸릴 때 초콜릿이나 단 음료로 기운을 내려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31개 연구, 1,259명의 결과를 모은 2019년 분석에서는 당분을 먹은 뒤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어느 시점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먹은 뒤 한 시간 안에는 당분이 없는 가짜를 먹은 쪽보다 더 피곤하고 덜 또렷하다고 답했어요. 「당이 떨어져서 졸리다」는 느낌과 달리, 단 것은 오후 졸음을 걷어 내기보다 잠깐 더 얹을 수 있어요.
오후에 덜 늘어지려면
점심 양을 조금 줄이고, 먹은 뒤 10분쯤 밝은 곳을 걸어 보세요. 햇빛과 움직임은 둘 다 각성을 끌어올려요. 꼭 쉬어야 한다면 20분을 넘기지 않게 짧게 눈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에요. 더 길게 자면 깊은 잠에 들어 깬 뒤 오히려 멍해지기 쉬워요. 그래도 매일 참기 힘들 만큼 졸음이 쏟아진다면 밤잠이 부족하거나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따로 살펴보는 편이 좋아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점심 뒤 졸음은 오후의 생체 리듬에 식사의 효과가 겹친 결과라서, 양을 줄이고 잠깐 걸으면 한결 가벼워져요.
정리·참고 메모 · Monk(2005) · Burdakov 외(2006) · Mantantzis 외(2019). 점심을 거른 조건에서도 오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연구(Clinics in Sports Medicine), 포도당이 오렉신 신경세포를 억제한다는 동물 실험(Neuron), 당분이 먹은 뒤 한 시간 안 피로를 높인다는 메타분석(Neuroscience & Biobehavioral Reviews)을 바탕으로 했어요.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