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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호심리3분조회 24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내 손으로 간질이면 왜 안 간지러울까요?

같은 깃털, 같은 힘인데 누구 손에 들렸느냐에 따라 웃음이 갈려요.

간지럼 태울 때 쓰는 흰 깃털과 작은 그릇

깃털로 발바닥을 간질이면 웃음이 터지는데, 같은 깃털을 내가 잡으면 아무렇지 않아요. 내 피부가 둔해서가 아니에요. 뇌가 내 손이 어디에 어떻게 닿을지 미리 알고, 그 느낌을 스스로 줄여 버리기 때문이에요.

내 손은 예고가 있어요

손을 움직일 때 뇌는 근육에 명령을 내리면서, 그 결과로 어떤 느낌이 올지도 함께 예측해요. 깃털이 어디로 지나가고 얼마나 세게 닿을지 이미 알고 있는 셈이에요.

예측과 실제 감각이 딱 맞으면 뇌는 그 느낌을 약하게 받아들여요. 감각은 분명 오지만, 갑자기 무언가 닿았다는 놀람이 빠져서 간지럼으로 커지지 않아요. 반대로 다른 사람의 손은 언제 어디로 움직일지 알 수 없어서, 같은 압력이어도 더 강하게 느껴지고 몸을 움츠리게 됩니다.

흔히 간지럼은 피부가 예민한 사람만 탄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사람도 누가 만지느냐에 따라 반응이 크게 달라져요.

살짝 어긋나면 다시 간지러워요

영국 연구진은 1999년에 재미있는 실험을 했어요. 왼손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면 다른 로봇이 오른 손바닥을 문지르게 만들고, 그 사이에 아주 짧은 지연을 넣었어요.

지연이 0.2초까지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같은 자극을 점점 더 간지럽다고 답했어요. 대부분은 지연을 알아채지도 못했는데 말이에요. 문지르는 방향을 살짝 비틀었을 때도 간지러움이 커졌어요. 내 손이 만든 자극이라도 예측과 어긋나면 남의 손길처럼 느껴진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아무리 애써도 혼자서는 깔깔 웃을 만큼 간질이기가 어려워요.

서로 세게 밀었다고 우기는 이유

이 원리는 생활에서도 드러나요. 2003년 한 실험에서 두 사람에게 방금 받은 힘만큼만 상대 손가락을 되눌러 달라고 했더니, 차례가 거듭될수록 힘이 점점 세졌어요. 내가 내는 힘은 약하게 느껴져서, 똑같이 눌렀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더 세게 누르게 되는 거예요. 한 번 주고받을 때마다 힘이 꽤 크게 불어났어요.

장난으로 툭툭 치다가 싸움으로 번지는 것도 이 때문일 수 있어요. 둘 다 받은 만큼만 돌려줬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매번 조금씩 세져요. 장난칠 때 내 힘은 생각보다 세다고 여기는 편이 안전해요.

스스로 간지럼을 못 타는 건 피부가 둔해서가 아니라, 뇌가 내 손을 미리 알기 때문이에요.

정리·참고 메모 · 자기 간지럼 · Blakemore 외 1999. Blakemore·Frith·Wolpert(1999, J Cogn Neurosci): 스스로 낸 자극은 덜 간지럽고, 0.2초 지연이나 방향 비틀기에 간지러움이 커졌어요. Shergill 외(2003, Science) 힘 되돌리기 실험. 간지럼 정도는 사람마다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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