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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4호생활4분조회 13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배추에 소금을 뿌리면 왜 숨이 죽을까요?

소금이 배추를 익히는 게 아니에요. 잎 속에 차 있던 물이 짠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거예요.

늦가을 오후 마당에서 커다란 대야 속 배추에 소금을 뿌리는 사람 뒷모습

김장철에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빳빳하던 잎이 반나절 만에 축 늘어져요. 소금이 배추를 녹이거나 익혀서가 아니에요. 배추 세포 속에 차 있던 물이 바깥의 짠물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잎을 팽팽하게 받치던 힘이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배추를 받치던 물

배추 잎은 아주 작은 세포가 촘촘히 모여 있고, 세포 하나하나에 물이 가득 차 있어요. 물이 꽉 찬 세포는 바람을 넣은 풍선처럼 바깥 벽을 밀어서, 잎이 빳빳하게 서 있을 수 있어요. 냉장고에 오래 둔 상추가 흐물흐물해지는 것도 이 물이 빠졌기 때문이에요.

세포를 감싼 막은 물은 잘 지나가게 하지만 소금은 잘 지나가지 못하게 해요. 이런 막을 사이에 두고 한쪽이 더 짜면, 물은 덜 짠 쪽에서 더 짠 쪽으로 옮겨 가 양쪽 농도를 비슷하게 맞추려 해요. 과학 시간에 배우는 삼투가 바로 이 현상이에요.

소금이 물을 끌어내요

배추 겉에 소금이나 진한 소금물이 닿으면 세포 바깥이 안쪽보다 훨씬 짜져요. 그러면 세포 속 물이 막을 지나 밖으로 빠져나가고, 팽팽하던 세포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어요. 절인 배추 통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이는 것도 배추에서 나온 물이 많이 섞였기 때문이에요.

흔히 소금이 배추를 연하게 삶는다고 생각하지만, 절인 배추는 익은 게 아니라 물이 빠진 상태예요. 그래서 잎이 부드럽게 휘어도 씹으면 아삭함이 남아 있어요. 물이 빠진 자리에는 양념이 잘 배어들고, 짠 환경에서는 김치를 망치는 균이 늘기 어려워요.

부엌에서 써먹기

오이무침이나 겉절이를 만들 때 채소를 소금에 잠깐 절여 물을 빼 두면 양념이 묽어지지 않아요. 반대로 샐러드에 소금 든 드레싱을 미리 부어 두면 같은 원리로 금방 숨이 죽으니, 먹기 직전에 뿌리는 편이 좋아요.

시든 상추나 쪽파를 찬물에 잠시 담가 두면 다시 빳빳해지기도 해요. 이번에는 바깥 물이 더 묽어서 물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에요. 배추를 너무 오래 절이면 물이 많이 빠져 질기고 짜지니, 두꺼운 줄기를 구부렸을 때 부러지지 않고 휘어질 때쯤 건져 헹구면 돼요.

소금은 배추를 익히는 게 아니라 세포 속 물을 짠 바깥으로 끌어내요. 물이 빠지면 잎을 받치던 힘이 사라져 숨이 죽어요.

정리·참고 메모 · 삼투 현상과 채소 절임에 관한 일반 식품과학 자료. 세포막을 사이에 둔 물의 이동이라는 일반 원리예요. 알맞은 소금 양과 절이는 시간은 배추 크기, 계절, 소금 종류에 따라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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