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3호자연4분조회 9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은행나무 밑 고약한 냄새, 어디서 날까요?
냄새의 주인은 잎이 아니라 암나무에 달린 씨앗의 말랑한 겉껍질이에요.
가을 은행나무 길에서 나는 구린 냄새는 바닥에 떨어진 은행 알의 말랑한 겉껍질에서 나요. 이 껍질에 들어 있는 부티르산과 헥산산이라는 물질 때문인데, 부티르산은 상한 버터나 발 냄새에서 나는 그 성분이에요. 노랗게 물든 잎에서는 이런 냄새가 나지 않아요.
은행은 열매가 아니에요
우리가 은행 열매라고 부르는 동그란 알은 사실 씨앗이에요. 은행나무는 소나무처럼 씨가 겉으로 드러나는 겉씨식물이라, 사과나 감처럼 씨를 감싸는 진짜 열매를 만들지 않아요. 말랑하고 노란 부분은 씨앗의 바깥 껍질이고, 그 안의 단단한 흰 껍데기를 깨면 우리가 구워 먹는 초록빛 속살이 나와요.
냄새는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보다 땅에 떨어져 밟히고 터질 때 훨씬 심해져요. 껍질이 으깨지면서 냄새 물질이 한꺼번에 공기 중으로 퍼지기 때문이에요.
냄새는 암나무에서만 나요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고, 씨앗은 암나무에만 달려요. 그래서 같은 길이라도 어떤 나무 밑은 냄새가 진하고, 바로 옆 나무 밑은 깨끗해요. 문제는 나무가 씨를 맺기까지 보통 15년 넘게 걸려서, 어릴 때는 겉모습만으로 암수를 가리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이 때문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잎의 DNA로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몇몇 지자체는 새로 심는 가로수를 수나무로 고르거나 암나무를 바꿔 심고 있어요. 이런 냄새가 왜 생겼는지는 아직 정설이 없어요. 냄새를 좋아하는 동물이 씨를 먹고 옮겨 주게 했다는 설명이 있지만 확인된 사실은 아니에요.
주울 때 알아 둘 것
은행 겉껍질에는 맨손에 닿으면 가렵고 빨갛게 붓게 할 수 있는 성분도 있어요. 줍거나 치울 때는 장갑을 끼고, 신발 바닥에 묻은 껍질은 물로 씻어 내면 냄새가 덜 따라와요. 냄새가 싫다고 나무 자체를 피할 필요는 없어요. 은행나무는 매연과 병해충에 강하고 오래 살아서 도시 가로수로 널리 심겼고, 수나무 밑은 가을 내내 냄새 없이 노란 잎만 떨어져요.
속살도 날로 먹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탈이 날 수 있어요. 특히 아이는 어른보다 적은 양에도 구토나 경련 같은 증상이 생긴 사례가 있어서, 익혀서 몇 알만 먹는 게 좋아요.
은행나무 냄새는 암나무 씨앗의 겉껍질이 터질 때 나오는 부티르산 같은 물질에서 나요.
정리·참고 메모 · 국립산림과학원 은행나무 암수 DNA 감별 자료. 냄새 성분은 은행 외종피의 부티르산·헥산산이 대표적이에요. 냄새가 생긴 진화적 이유는 여러 가설이 있을 뿐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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