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2호자연4분조회 9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빨간 단풍, 노란 잎과 물드는 방식이 다를까요?
노란색은 원래 잎 속에 숨어 있던 색이고, 빨간색은 가을에 잎이 새로 만들어 내는 색이에요.
네, 달라요. 은행잎의 노란색은 여름 내내 잎 속에 있다가 초록이 빠지면서 드러나는 색이에요. 단풍나무의 빨간색은 가을이 되어서야 잎이 새로 만들어 내는 색이고요. 그래서 빨간 단풍은 그해 날씨에 따라 색이 해마다 꽤 달라져요.
숨어 있던 노랑
여름 잎이 초록인 건 햇빛으로 양분을 만드는 엽록소가 잎에 가득해서예요. 잎에는 노란색과 주황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도 함께 들어 있지만, 엽록소가 워낙 많아 초록에 가려 보이지 않아요.
가을에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나무는 엽록소를 더 만들지 않고 분해해 영양분을 줄기 쪽으로 거둬들여요. 초록이 빠지자 그동안 가려져 있던 노란색이 드러나는 거예요. 은행나무나 자작나무가 해마다 비슷하게 노랗게 물드는 것도 이 색이 원래 잎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물든 잎이 마지막에 갈색으로 마르는 건, 세포가 죽으면서 남은 타닌 같은 물질의 색이 보이기 때문이에요.
새로 만드는 빨강
단풍나무의 빨간색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에서 나와요. 이 색소는 여름 잎에는 거의 없다가 가을에 잎에 남은 당분으로 새로 만들어져요. 흔한 오해가 「빨간색도 원래 숨어 있다가 드러난다」는 생각인데, 빨강은 잎이 지기 직전에 일부러 공을 들여 만드는 색이에요.
왜 곧 떨어질 잎에 색을 새로 칠하는지는 아직 연구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려요. 유력한 설명은 빨간 색소가 강한 햇빛을 걸러 주는 덕분에, 나무가 잎에서 영양분을 거둬들이는 마지막 며칠을 더 안전하게 보낸다는 거예요. 빨간 잎이 벌레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가설도 있어요.
고운 빨강이 나오는 날씨
빨간색은 잎 속 당분이 많을수록 짙어져요. 그래서 맑고 햇볕 좋은 낮과 쌀쌀하지만 얼지는 않는 밤이 이어지는 가을에 단풍이 가장 곱게 들어요. 낮에 만든 당분이 밤에 잎 밖으로 덜 빠져나가 잎에 고이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흐리고 비 오는 날이 길거나 이른 된서리가 내리면 빨강이 흐려지고 잎이 일찍 갈색으로 져요.
같은 나무에서도 햇빛을 많이 받는 바깥쪽 잎이 그늘진 안쪽 잎보다 더 빨간 경우가 많아요. 산책길에서 한 나무의 바깥쪽 잎과 안쪽 잎을 비교해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노란 단풍은 원래 있던 색이 드러난 것이고, 빨간 단풍은 가을 햇볕과 서늘한 밤 덕분에 잎이 새로 만든 색이에요.
정리·참고 메모 · 미국 농무부 산림청 단풍 자료, Lee·Gould(2002) American Scientist. 빨간 색소를 만드는 이유는 빛 차단설 외에 다른 가설도 있어 아직 논쟁 중이며, 단풍 색은 나무 종류와 지역 날씨에 따라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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