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8호시간4분조회 81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시계 광고 속 바늘은 왜 늘 10시 10분일까요?
브랜드 이름을 가리지 않고, 웃는 얼굴처럼 보이는 자리예요
시계 광고나 매장 진열대를 보면 바늘이 거의 다 10시 10분 언저리에 멈춰 있어요. 우연이 아니라 업계가 오래 써 온 약속 같은 설정이에요. 바늘이 V자로 벌어지면 글자판의 중요한 자리를 가리지 않고, 사람 눈에는 웃는 얼굴처럼 보이기 때문이에요.
가리지 않는 자리예요
시계 회사 이름이나 로고는 대개 12시 아래쪽에 들어가요. 바늘이 10과 2 쪽으로 벌어져 있으면 로고 위를 가로지르지 않고, 오히려 양옆에서 로고를 감싸 액자처럼 돋보이게 해요.
날짜 창은 3시 쪽에, 작은 보조 바늘판은 6시 쪽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10시 10분이면 이 자리도 비어 있어요. 바늘 두 개가 좌우로 거의 대칭을 이뤄 시계 모양이 반듯하게 보이는 것도 장점이에요. 바늘이 겹쳐 하나로 보이는 12시 정각보다 두 바늘의 모양과 길이를 한눈에 보여 주기도 좋아요.
예전에는 8시 20분이었어요
10시 10분이 처음부터 정답이었던 건 아니에요. 2017년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에 실린 독일 연구팀 논문은 옛 광고를 살펴보면 1920~30년대에는 8시 20분이 흔했다고 소개해요. 8시 20분도 좌우 대칭이고 로고를 가리지 않지만, 바늘이 아래로 처져 찡그린 입처럼 보여요.
그 뒤 1950년대 무렵부터 10시 10분이 광고의 기본값처럼 자리 잡았다고 해요. 미국 시계 회사 타이멕스는 초침까지 맞춰 10시 9분 36초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유명 인물이 숨진 시각을 기리는 것이라는 소문도 돌지만, 실제 기록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예요.
웃는 얼굴 효과는 정말 있을까요?
앞의 2017년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같은 시계를 10시 10분, 11시 30분, 8시 20분으로 바꿔 보여 줬어요. 10시 10분 시계를 볼 때 기분 좋다는 점수가 가장 높았고, 사고 싶다는 마음도 11시 30분보다 컸어요. 참가자 대부분은 바늘 시각이 다르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어요.
다만 8시 20분이 점수를 깎지는 않았고, 2015년 다른 연구에서는 표시 시각이 시계의 매력이나 고급스러움 평가에 별 차이를 만들지 않았어요. 그러니 웃는 얼굴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크지 않을 수 있고, 로고를 잘 보여 주는 실용적인 이유가 더 확실한 몫을 한다고 보는 편이 무난해요. 다음에 매장에 가면 바늘이 몇 시에 멈춰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광고 속 10시 10분은 로고와 날짜 창을 가리지 않는 실용적 자리이고, 웃는 얼굴처럼 보이는 효과도 더해져요.
정리·참고 메모 · Karim 외, Frontiers in Psychology 2017 「광고 속 시계는 왜 10시 10분인가」. 10시 10분이 11시 30분보다 기분 점수와 구매 의향이 높았고 8시 20분은 차이가 없었다. 2015년 다른 연구(Psychology)는 시각에 따른 평가 차이를 찾지 못해 효과 크기는 논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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