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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3호언어3분조회 92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설레임」은 왜 틀린 말일까요?

「설레다」에서 「설렘」이 나오는 방식, 「이」를 넣고 싶어지는 이유, 북한에서는 다른 사정

벚꽃 가지 아래 분홍 편지봉투가 얹힌 빨간 우체통을 그린 수채화 풍경

마음이 들떠 두근거릴 때 「설레임」이라고 쓰는 사람이 많지만, 표준어는 「설렘」이에요. 기본형이 「설레이다」가 아니라 「설레다」이기 때문이에요. 국립국어원은 이 말을 우리가 가장 자주 틀리게 쓰는 말 가운데 하나로 꼽았어요.

기본형은 「설레다」예요

「설레다」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서 두근거린다는 뜻이에요. 끝의 「-다」를 떼고 명사를 만드는 「-ㅁ」을 붙이면 「설렘」이 돼요. 「자다」가 「잠」, 「꾸다」가 「꿈」이 되는 것과 같은 방식이에요.

활용할 때도 「이」를 넣지 않아요. 「설레는 마음」, 「가슴이 설렌다」, 「어제 무척 설레었다」가 맞고, 「설레이는」, 「설레인다」, 「설레였다」는 모두 고쳐 써야 해요. 「설레었다」를 줄이면 「설렜다」가 돼요. 국립국어원은 틀린 형태를 워낙 자주 보다 보니 바른 말인 「설렘」이 오히려 어색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고 소개했어요.

「이」를 넣고 싶어지는 이유

「보다」와 「보이다」처럼 우리말에서 「-이-」는 피동의 뜻을 더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설레이다」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쉽지만, 설레는 마음은 누가 움직여서가 아니라 스스로 들뜨는 거라 「이」가 들어갈 자리가 없어요.

노래 가사와 시에서 「설레임」이 자주 쓰인 것도 한몫했어요. 「이」가 들어가면 소리가 한 박자 늘어나 리듬이 부드럽게 들리기 때문이에요. 같은 이유로 자주 틀리는 말이 「날이 개이다」와 「길을 헤매이다」예요. 표준어는 「개다」와 「헤매다」이고, 명사형도 「갬」과 「헤맴」이에요.

북한에서는 맞는 말이에요

의외로 국립국어원 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문화어는 「설레이다」를 인정해요. 같은 말을 두고 남과 북의 기준이 갈린 셈이에요. 우리 표준어 규정에서는 지금도 「설레다」만 표준어예요.

다만 「이」를 모두 지우면 오히려 틀릴 때도 있어요. 「살이 에이는 듯한 추위」의 「에이다」는 「에다」의 피동사라서 맞는 말이에요. 헷갈릴 때는 기본형을 떠올린 뒤 「-다」를 떼고 「-ㅁ」을 붙여 보면 돼요. 「설레다」는 「설렘」, 「헤매다」는 「헤맴」이 나와요. 문자나 카드에 「설레는 하루」라고 써 보면 처음엔 낯설어도 금방 익숙해져요.

기본형이 「설레다」라서 명사는 「설렘」이에요. 「개다」와 「헤매다」도 「이」 없이 써요.

정리·참고 메모 · 국립국어원 새국어소식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2001년 11월호 답변 기준: 「설레이다」는 「설레다」의 잘못, 「개이다」도 비표준, 피동 「에이다」는 허용, 북한 문화어는 「설레이다」 인정. 「헤매다」는 표준국어대사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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