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0호심리3분조회 85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새로 알게 된 단어, 왜 갑자기 자꾸 보일까요?
세상이 갑자기 바뀐 게 아니라 내 눈이 걸러 보는 방식이 바뀐 거예요. 이 착각에는 이름도 있어요
어제 처음 들은 단어가 오늘 뉴스에도, 친구 말에도 나오는 것 같을 때가 있어요. 그 단어가 갑자기 유행한 게 아니라, 우리 뇌가 그 단어를 알아채기 시작한 거예요. 언어학자 아널드 츠비키는 이 착각을 「빈도 착각」이라고 불렀어요.
원래 있던 걸 이제야 알아채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단어와 물건을 지나치지만, 대부분은 의식하지 못하고 흘려보내요. 뇌가 모든 걸 다 처리할 수 없어서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만 골라 주목하기 때문이에요.
새 단어를 하나 배우면 그 단어가 「중요한 것」 목록에 올라가요. 그러면 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장면에서도 그 단어가 눈에 걸려요. 단어가 늘어난 게 아니라 알아채는 횟수가 늘어난 거예요.
맞는 예만 모으는 습관도 거들어요
한번 「요즘 이 말이 많이 보이네」라고 느끼면, 그 생각에 맞는 장면만 기억에 남기 쉬워요. 그 단어가 나오지 않은 수많은 기사와 대화는 따로 세지 않으니까요. 열 번 중 한 번만 들었어도, 들은 그 한 번이 또렷하게 남아요.
츠비키는 이 착각이 두 가지가 겹쳐서 생긴다고 설명했어요. 나에게 두드러지는 것만 보는 선택적 주의, 그리고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예만 모으고 반대 예는 흘려버리는 확증 편향이에요.
새 차를 사면 같은 차가 보여요
노란 차를 사고 나면 길에 노란 차가 부쩍 많아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같은 현상이에요. 임신한 사람이 길에서 임신부를 자주 마주친다고 느끼는 것도 흔히 드는 예예요. 길 위의 노란 차 수는 그대로인데, 내 차와 같은 색이라 눈이 먼저 가는 거예요.
이 현상은 「바더-마인호프 현상」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1994년 미국 세인트폴의 한 신문 게시판에 독자가, 독일 과격 단체 이름을 하루 사이에 두 번이나 들었다는 글을 올린 데서 붙은 이름이에요.
느낌보다 숫자로 확인해요
이 착각을 알아 두면 「요즘 다들 이 말만 써」 같은 느낌을 한 번 더 따져 볼 수 있어요. 내가 최근에 알게 됐을 뿐인지, 정말 늘어났는지는 검색 기록이나 통계처럼 세어 본 숫자로 확인해야 해요.
신기한 우연처럼 느껴져도 대부분은 내 주의가 바뀐 결과예요. 다음에 새 단어가 자꾸 보이면, 뇌가 그 단어를 잘 배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도 괜찮아요.
새로 안 것이 자꾸 보이는 건 그 수가 늘어서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알아채기 시작해서예요.
정리·참고 메모 · Arnold Zwicky, Language Log(2005). 「Just between Dr. Language and I」에서 이름 붙였고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올랐어요. 정밀하게 잰 실험보다는 관찰에서 나온 개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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