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5호심리4분조회 67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세 살 이전 기억은 왜 거의 남지 않을까요?
아기도 분명 기억을 만들어요. 그런데 크면서 대부분 사라지고, 가장 이른 기억은 보통 세 살 무렵이에요
어른 대부분은 세 살, 늦으면 서너 살 이전 일을 거의 떠올리지 못해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유아기 기억상실이라고 불러요. 아기가 기억을 못 만들어서가 아니라, 만든 기억이 자라는 동안 대부분 사라지는 쪽에 가깝다는 게 지금의 설명이에요.
세 살 아이는 기억하고 있었어요
미국 에머리대의 퍼트리샤 바우어 연구팀은 세 살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동물원 나들이 같은 최근 일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녹음해 두었어요. 몇 년 뒤 같은 아이들에게 그 일을 다시 물었죠.
2014년 발표된 결과를 보면 다섯~일곱 살 때는 그 일들의 60~70%가량을 기억했지만, 여덟~아홉 살 때는 35% 안팎만 남아 있었어요. 세 살 때 분명히 떠올리던 일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빠르게 희미해진 거예요. 연구팀은 일곱 살 무렵을 이른 기억이 많이 빠져나가는 시기로 봤어요.
왜 지워질까
한 가지 설명은 뇌가 아직 공사 중이라는 거예요. 기억을 묶어 두는 해마에서는 어릴 때 새 신경세포가 아주 많이 생기는데, 2014년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생쥐 실험에서는 새 신경세포가 많이 생길수록 이미 익힌 기억을 더 잘 잊었어요. 사람에게도 그대로 들어맞는지는 아직 확인 중이에요.
말과 「나」라는 개념이 늦게 자란다는 설명도 있어요. 일을 말로 정리하고 「내가 겪은 일」로 묶는 힘이 생기기 전의 기억은 나중에 꺼내 쓸 손잡이가 부족하다는 거죠. 2025년 예일대 연구진은 생후 4~24개월 아기 26명의 뇌를 촬영해, 특히 돌 무렵부터 해마가 새 장면을 기억에 담는 모습을 확인했어요. 아기 때도 기억은 만들어진다는 쪽에 힘을 싣는 결과예요.
두 살 기억이 있다는 사람은?
영국 연구진이 2018년 6,641명에게 가장 이른 기억을 물었더니 38.6%가 두 살 이전 일을 떠올린다고 답했어요. 그중 893명은 한 살 이전 기억이라고 했고요. 연구진은 이런 기억 상당수가 실제 경험이 아니라 사진, 가족이 들려준 이야기, 아기 때 흔히 있는 일을 바탕으로 나중에 만들어진 장면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어요.
본인에게는 생생해도 출처가 뒤섞인 기억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첫 기억이 남의 이야기와 섞였는지 궁금하다면, 그 장면을 사진이나 집안 이야기로 먼저 본 적이 있는지 떠올려 보면 돼요.
아기도 기억을 만들지만 자라면서 대부분 사라져서, 어른의 가장 이른 기억은 보통 세 살 무렵부터 남아요.
정리·참고 메모 · Bauer·Larkina 2014; Akers 외 2014; Akhtar 외 2018. 아동 추적 결과는 Memory 2014, 신경세포 실험은 Science 2014(생쥐), 첫 기억 조사는 Psychological Science 2018, 아기 해마 촬영은 예일대 Science 2025. 원인은 아직 여러 설명이 함께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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