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8호언어3분조회 101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날짜를 물을 때 「며칠」, 왜 「몇 일」이 아닐까요?
「몇 월」은 「몇」을 밝혀 쓰는데 날짜는 왜 다를까, 소리로 따져 보면 보이는 답
「몇 월 며칠」은 「몇」과 「며」가 섞여 있어 헷갈리지만, 날짜를 물을 때 바른 표기는 「며칠」이에요. 「몇 일」로 적으면 실제로 말하는 소리와 맞지 않기 때문이에요. 국립국어원은 이 차이를 소리로 설명해요.
소리로 따져 보면 달라요
「몇」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말이 오면 받침 ㅊ은 ㄷ 소리로 바뀐 뒤 뒤로 넘어가요. 그래서 「몇 월」은 [며둴], 「몇 억」은 [며덕], 「몇 인분」은 [며딘분]처럼 소리 나요.
같은 규칙이라면 「몇 일」도 [며딜]이 돼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날짜를 물을 때 [며딜]이 아니라 [며칠]이라고 말해요. ㅊ 소리가 그대로 살아 있으니, 지금 쓰는 이 말을 「몇」과 「일」이 합쳐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거예요.
왜 자꾸 「몇 일」로 쓸까요
「몇 년 몇 월 몇 시」처럼 앞뒤 말에 모두 「몇」이 붙으니, 날짜도 「몇」에 「일」을 더한 말로 여기기 쉬워요. 국립국어원 해설도 「몇」이 공통된다고 생각해 「몇 일」로 쓰는 일이 많다고 짚어요.
「몇 일」이면 [면닐]로 소리 날 수도 있지 않냐는 물음도 있어요. 하지만 날짜를 뜻하는 「일(日)」이 붙을 때는 보통 [닐]로 소리 나지 않아요. 「칠 일」이 [치릴]로 나는 것과 같아요. 어느 쪽으로 따져도 [며칠]은 나오지 않아요.
어원이 흐리면 소리대로 적어요
한글 맞춤법 제27항은 두 말이 합쳐진 낱말은 각각 원래 모양을 밝혀 적되, [붙임 2]에서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말은 원형을 밝히지 않는다고 정해요. 여기에 예로 든 말이 「며칠」이에요. 같은 자리에 「골병」, 「골탕」, 「부리나케」, 「업신여기다」도 함께 올라 있어요.
「설거지」도 비슷한 경우예요. 「설겆다」라는 동사를 지금 우리말에서 찾을 수 없어서 「설겆이」가 아니라 소리 나는 대로 「설거지」로 적어요.
날짜도 기간도 「며칠」이에요
흔한 오해 하나는 날짜를 물을 때는 「몇 일」, 기간을 말할 때는 「며칠」로 나눠 쓴다는 생각이에요. 국립국어원은 어느 뜻이든 늘 「며칠」로 쓴다고 답해요. 「오늘이 며칠이에요?」도, 「며칠 동안 쉬었어요」도 모두 「며칠」이에요.
띄어쓰기도 함께 기억해 두면 좋아요. 「몇 월」은 「몇」과 「월」이 따로인 두 말이라 띄어 쓰지만, 「며칠」은 한 낱말이라 붙여 써요. 그래서 날짜를 묻는 문자나 서류에는 「몇 월 며칠」이라고 적으면 돼요.
「몇 일」이면 [며딜]로 소리 나야 해서, 실제 소리 [며칠]에 맞춰 날짜도 기간도 「며칠」로 써요.
정리·참고 메모 · 국립국어원 「'몇 월 몇 일', '몇 월 며칠'의 표기」 (2020). 한글 맞춤법 제27항 [붙임 2]와 해설 근거. 「몇 일」이면 [며딜]로 소리 나야 한다는 설명이며, 「며칠」의 정확한 어원 자체는 밝히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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