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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1호생활3분조회 85

발행 · 잡학서고 별관

전자레인지 속 포도에서 불꽃이 튀는 이유

포도알이 전자레인지의 파동을 붙잡아 맞닿은 곳에 힘을 모아요

전자레인지 유리 회전판 위 반으로 가른 청포도 두 쪽 사이에 보랏빛 불꽃이 튀는 그림

반으로 가른 포도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작은 불꽃이 번쩍 튀어요. 포도알 크기가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파동을 가두기에 딱 맞아서, 두 알이 맞닿은 한 점에 힘이 몰리기 때문이에요. 이 불꽃은 물체가 타는 불이 아니라 공기가 빛을 내는 플라스마예요.

포도알이 파동을 가두는 그릇

전자레인지는 1초에 약 24억 5천만 번 떨리는 전자기파로 음식 속 물을 데워요. 공기 중에서 이 파동 한 번의 길이는 약 12센티미터라 포도알보다 훨씬 길어요.

그런데 물속으로 들어가면 파동이 크게 느려지고 길이도 1센티미터 남짓으로 줄어들어요. 물이 대부분인 포도알 크기가 마침 이 길이와 잘 맞아서, 파동이 포도알 안을 맴돌며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여요.

맞닿은 한 점에 힘이 몰려요

2019년 캐나다 트렌트대 연구팀은 이 현상을 실험과 계산으로 확인해 국제 학술지 PNAS에 발표했어요. 포도알 하나만 있을 때는 별일이 없지만, 두 알이 붙어 있으면 각자 가둔 에너지가 맞닿은 작은 점으로 한꺼번에 몰렸어요.

그 점은 순식간에 뜨거워지고, 포도에 든 나트륨과 칼륨 같은 성분이 전기를 띤 입자로 떨어져 나와요. 이 입자들이 둘레의 공기까지 빛나는 플라스마로 바꾸면서 주황빛과 보랏빛 불꽃이 보여요.

껍질이 이어져 있지 않아도 돼요

예전에는 반으로 가른 포도를 잇는 얇은 껍질이 전선처럼 불꽃을 만든다는 설명이 많았어요. 하지만 연구팀은 껍질 없이 통포도 두 알을 붙여 놓기만 해도 불꽃이 생기는 것을 보였어요.

물을 머금은 젤리 구슬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그러니 불꽃을 만드는 건 포도라는 과일 자체보다, 물로 된 비슷한 크기의 둥근 덩어리 두 개가 맞닿은 모양이에요.

따라 하지 않는 게 좋아요

플라스마는 아주 뜨거워서 전자레인지 안쪽 벽을 그을리거나 망가뜨릴 수 있어요. 연구팀도 실험용으로 고친 전자레인지와 장비를 써서 짧게만 관찰했어요.

집에서 포도나 방울토마토처럼 작고 둥근 과일을 여러 알 붙여 돌릴 때도, 드물지만 비슷한 불꽃이 튈 수 있어요. 데울 일이 있다면 알을 서로 떨어뜨려 놓고 짧게 나눠 돌리면 훨씬 안전해요.

포도 불꽃은 포도알이 전자레인지 파동을 가두고, 맞닿은 점에 힘을 모아 공기를 빛나게 해서 생겨요.

정리·참고 메모 · Khattak 외, PNAS 2019 포도 플라스마 연구. 포도와 물 구슬이 전자레인지 파동을 가두고 맞닿은 점에 열점을 만든다고 밝힌 트렌트대 연구를 참고했어요. 실험은 고친 장비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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