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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7호생활4분조회 70

발행 · 잡학서고 별관

뜨거운 물을 얼리면 찬물보다 먼저 얼까요?

아이스크림을 만들던 학생 덕분에 유명해졌지만, 꼼꼼히 재 보면 대개 찬물이 먼저예요

성에 낀 냉동실 선반 위에 김이 오르는 물 그릇과 가장자리가 얼기 시작한 물 그릇이 나란히 놓인 그림

뜨거운 물이 찬물보다 냉동실에서 먼저 언다는 이야기, 들어 본 적 있을 거예요. 이 현상은 「음펨바 효과」라고 불리지만, 조건을 똑같이 맞춘 실험에서는 대개 찬물이 먼저 0도에 닿아요. 그런데도 이 이야기가 오래 살아남은 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요.

아이스크림에서 시작된 이름

1960년대 탄자니아의 중학생 에라스토 음펨바는 학교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다가, 냉동실 자리가 없어질까 봐 끓인 우유 혼합물을 식히지 않고 바로 넣었어요. 한 시간 반쯤 뒤에 보니 그의 것은 얼어 있었고, 식혀서 넣은 친구 것은 아직 덜 얼어 있었죠.

음펨바는 이 일을 대학 강사 데니스 오스본에게 물었고, 두 사람은 1969년 물리 교육 학술지에 실험 결과를 함께 실었어요. 비슷한 관찰은 훨씬 전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에도 나와요.

다시 재 보니 달랐어요

2016년 영국 연구진 버리지와 린든은 같은 용기, 같은 물, 같은 냉각 조건에서 처음 온도만 다르게 해 0도에 닿는 시간을 쟀어요. 결과는 뜨거운 물이 더 오래 걸렸다는 것. 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80도 물이 얼려면 20도를 반드시 거쳐야 하니, 그 지점에서 이미 20도 물보다 늦게 출발한 셈이죠.

두 사람은 앞선 보고들도 다시 살펴보고, 온도계를 꽂은 높이가 1cm만 달라도 뜨거운 물이 앞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식는 물은 위아래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다만 음펨바와 오스본의 옛 실험만큼은 이런 오차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어요.

집 냉동실에서 헷갈리는 이유

부엌에서는 변수가 훨씬 많아요. 뜨거운 물은 김으로 조금 날아가 양이 줄고, 그릇 바닥이 성에를 녹이면서 차가운 바닥에 더 착 붙을 수도 있어요. 그릇을 둔 칸이나 문을 여닫은 횟수도 결과를 흔들어요. 오스본도 이 점을 알고 실험할 때 그릇을 스티로폼 위에 올려 막았어요.

「언다」의 기준도 제각각이에요. 겉에 얼음이 처음 생긴 순간인지, 속까지 꽁꽁 언 순간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든요. 얼음을 빨리 만들고 싶다면 찬물이 안전한 선택이에요. 뜨거운 그릇은 옆에 있는 음식까지 데울 수 있으니까요.

같은 조건이면 대개 찬물이 먼저 얼고, 뜨거운 물이 앞선 사례는 재는 방법이나 냉동실 환경 탓인 경우가 많아요.

정리·참고 메모 · Mpemba·Osborne 1969, Burridge·Linden 2016. Physics Education 1969 「Cool?」, Scientific Reports 2016. 음펨바 효과는 정의부터 연구마다 달라 지금도 논쟁이 이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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